한국일보

[세상만사] 어떤 안경을 쓸까

2024-04-16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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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아침 집을 나설 때 제각기 안경을 쓴다. 어떤 이는 두려움의 안경을 쓴다. 이렇게 해도 자신이 없고 저렇게 해도 될것 같지 않고 어쩐지 세상이 두렵다. 그는 겁장이다. 겁장이에게 될 일은 없다. 그는 눈 뜬 장님이다. 그에게 보이는 것이 없다. 걱정한다고 될 일은 하나도 없다. 뒷걸음질 친다고 안전하지는 않다.

어떤 사람은 의심의 안경을 쓰고 집을 나선다. 보는 것, 상대하는 사람, 닥치는 사건들이 모두 의심스럽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될 것이지 안 될 것인지? 바른 생각인지 잘못된 생각인지? 모든 것에 의심이 차 있다. 이런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어떤 이는 믿음의 안경을 쓰고 집을 나선다. 그는 앞날을 몰라도 자신감에 넘쳐있다. 그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딪치면 무언가 될 거라고 믿는다. 누구를 믿는다, 장래를 믿는다, 이런 사람은 그가 믿는대로 될 것이다. 믿음은 보이는 증거이다. 불신은 길을 잃은 증거이다.


나는 평생에 다섯 교회를 창립하였다. 한국에 두 교회, 미국에 세 교회이다. 돈도 없고 아무런 근거가 없었으나 하면 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내 믿음대로 다섯 번 모두 성공하였다. 좋은 교회를 만들어 후배 한 사람에게 인계해 줄 때의 기쁨은 형용할 수가 없었다.

나는 평생 여러 개의 중병을 앓았다. 극히 위험하다는 심장내 혈관수술, 늑막염, 당뇨병 등 수없는 중병에 시달렸다. 그러면서도 대학원 세 곳에서 석사 둘, 박사 학위를 마쳤다. 하면 된다, 안 하면 당연히 안된다. 인생의 열매는 노력으로서 거두어진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이 옳다. 아무것도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자기의 노력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

나는 약관 39세에 연합기관의 기관장이 되었다. 그래서 종로 거리의 화젯거리였다. 재수가 좋은 것도 아니고 소위 교회 정치가 작동한 것도 아니었다. 내가 한 발씩 쌓아 올린 열매를 거둔 것이다. 사람은 무엇을 바라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나를 알아줄 날이 반드시 온다.

열심만이 소득의 원천이다. 정열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음악가도 화가도 성공하는 예술가의 배경에는 언제나 열심이라는 한 마디가 따라붙고 있다. 바울은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고 말했는데 신앙도 열심있는 신앙만이 열매를 맺는다.

게으르면 아무 것도 안된다. 인생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이 게으름에 있다.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고 하루종일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달리면 안될 일이 없다. 성공의 비결이란 없다. 오직 열심히 사는 것만이 성공의 비결이다. 현재의 상황이 신통치 않아도 열심이 있는 사람은 희망이 있다.

가끔 눈이 반짝이는 사람을 만난다. 열심이 있는 증거이다. 졸린 것 같은 눈동자는 주변 사람을 실망시킨다. 누구에게나 희망이 있다. 당신도 하면 된다. 나는 학교 선생을 한참 하였다. 청소를 해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 있다. 나는 저 아이는 장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뒤에 알고 보면 역시 그는 잘 되었다.

나는 졸아도 열심히 졸라고 말한다. 빈둥빈둥 노는 것은 노는 것이 아니다. 놀아도 열심이 놀아야 한다. 한 교실에 앉아 있어도 열심히 배우는 학생이 있고 먼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학생이 있다 그 들의 장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나는 먹어도 열심히 먹으라고 말한다. 맛있게 잘 먹는 사람이 건강하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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