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지용 해외문학상 전희진 시인 수상

2024-04-16 (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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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시협ㆍ옥천문화원

▶ 37회 지용제서 시상

제3회 정지용 해외문학상 수상자로 전희진 시인이 선정됐다.

재미시인협회(회장 고광이)와 옥천 문화원이 주관한 제3회 정지용 해외문학상은 패사디나 거주 전희진 시인의 ‘귀가 무서운 속도로 자라는 집’이 수상했다고 협회 측이 15일 발표했다.

전희진 시인은 2011년 ‘시와정신’으로 등단했고 시집 ‘로사네 집의 내력’ ‘우울과 달빛과 나란히 눈바’ ‘나는 낯선 풍경 속으로 밀려가지 않는다’ 등이 있다. 재외동포문학상, 시와정신문학상, 미주문학상을 수상했다.


문학상 심사는 장석남(시인), 이형권(문학평론가), 홍용희(문학평론가)씨가 담당했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인 전희진 시인의 ‘귀가 무서운 속도로 자라는 집’ 외 7편은 각각 여덟 폭 병풍(요즘은 병풍이 사라진 시대지만)처럼 다양한 시, 공간의 진폭을 보여준다며 시 안의 지리적 무대와 체험된 시간의 범주가 아주 넓다는 의미에서 지금 ‘한국 문학’에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미덕이요 특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심사편에 따르면 표제작인 ‘귀가 무서운 속도로 자라는 집’은 노년기로 접어드는 부부(정작 부부라고 단정 짓지는 않는다)의 내면을 일상의 놀랍도록 섬세한 관찰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공간적 고립 안에 갇힌 일상과 거기 공동 생활자 개인의 고독이 절절하다. 또, 두 번째 작품인 ‘홀리 훌리’는 이민자의 발음, 즉 ‘F’ 발음을 통해 이국에서의 소외, 혹은 고독을 응시한다.

한편 지금 서울 사람들은 정작 체감하지 않는 사라진 육교와 고가도로, 그리고 그것들이 모두 지하 세계(엄청나게 늘어난 지하철과 반지하의 삶)로 내려갔다는 통찰을 시 ‘서울, 꽃들의 지하’를 통해 단순한 향수가 아닌 현실의 냉정한 비판자로서의 화자를 그려내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0달러 및 상패가 주어지며 재미시협 외지 및 계간지 동행문학 여름호에 수상작이 게재된다. 시상식은 오는 5월18일 충북 옥천군에서 열리는 제37회 지용제에서 진행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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