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신비한 연합’

2024-04-01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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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그네타기의 스타는 ‘플라이어(flyer)’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진짜 스타는 몸을 날려 던지는 플라이어가 아니고 날아오는 플라이어를 안전하게 붙잡아 주는 ’캐처(catcher)’이다. 이 두 사람이 허공을 가로 지르면서 몸을 던져 날아가고 받아주면서 공중묘기를 부린다.

만일 이 두 사람이 공중을 가로질러 날아다니다가 상대방을 놓치는 날에는 큰일 난다. 죽을 수도 있다. 연합이 중요하다.

연합의 비결은 단 한 가지다. 플라이어가 캐처를 향하여 몸을 던질 때, 절대로 손을 벌려 상대방을 잡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플라이어의 일은 오직 날아가면서 캐처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뿐이다.


손목을 잡는 것은 플라이어의 일이 아니다. 캐처의 일이다. 캐처를 향한 플라이어의 100퍼센트 신뢰를 통해서 신비한 연합과 놀라운 묘기는 펼쳐진다. (헨리 나우웬의 ‘Our Greatest Gift’ 중에서)

신앙은 서커스의 그네타기와 같다. 예수는 ‘캐처’이고 우리는 ‘플라이어’이다. 예수와 신비한 연합을 이루려면 캐처이신 예수 앞에서 신뢰의 플라이어가 되어야한다. 내가 아무리 긴 점프를 하더라도 그분은 내가 날아오는 방향과 낙하지점을 다 알고 있다. 꼭 거기서 기다린다. 그 분은 실수가 없다. 예수를 신뢰하면 신비한 연합(mystical union)이 이루어진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신비한 연합’은 외부의 초자연적 힘이 내 안으로 들어와 나를 점령하고, 나는 사로잡히는 것을 말한다. 이 현상은 능동적인 것이 아니다. 수동적인 것이다. 우리가 예수 안에 거하면 나와 세상은 간데없고 오직 주님만 보이게 된다. 그때부터 ‘캐처’이신 예수는 우리를 100% 책임지신다. 그것이 신비한 연합이다.

에스더는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 온 유대인의 자녀다. 그는 어려서 부모를 여읜 불행한 인생이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페르시아 왕아하수에로의 왕비가 되었다. 그 즈음에 반유대주의자 아말렉 사람 하만 때문에 유대 동족이 매우 위험한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유대인의 지도자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말한다. “이때에 네가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비의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때를 얻기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

모르드개의 말을 듣고 자각한 에스더는 응답한다.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금식한 후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라 내가 죽으면 죽으리라.” 에스더가 자각한 후 하나님과의 신비한 연합이 이루어졌다.

에스더가 페르시아 왕후의 자리에서 신비한 연합을 체험한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에스더 황후의 자리가 유다백성을 구원하는 거룩한 도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에스더 효과(Esther Effect)’라고 한다. 당신은 에스더처럼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원하는가. 하나님과 연합하라.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을 선물로 얻을 것이다.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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