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잊지 말아야할 민족의 영웅 안중근

2024-03-25 (월)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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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스라엘 민족의 바빌론 포로 생활때에 바빌론 강가에서 망국의 한과 귀환을 기다리며 부른 원곡을 1972년 자메이카 그룹인 부르다가, 1978년 독일 그룹인 보니 엠이 리메이크하여 경쾌하게 불렀다는 ‘River of Babylon’과 바빌론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게 된 이스라엘 민족의 공포와 절망 속에서 하나님께 호소하는 노예들의 처참한 모습을 담은 오페라[나부코]를 들으면서, 미국 땅에 디아스포라나 글로벌 노마드로 살면서 나에게 민족과 국가가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구한말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에서 전개되었던 지각 변동에 대하여 보자. 서양의 개화문명과 수구문화 사이에 문호개방과 위정척사라는 국가의 외교적 딜레마에 빠져 있을 때에, 1876년 강화도조약(조일수호조약), 1882년 임오군란과 제물포 조약, 1884년 갑신정변, 1894년 갑오개혁, 1894년 동학혁명, 1894-5년 청일전쟁, 1897년 대한제국, 1905년 일본제국주의 조선통감부 설치와 외교권 박탈, 1910년 한일 강제 합방 등... 당시 조선 반도는 강화도 조약이후에 조선 정부의 무능함과 내부분열, 호시탐탐 노리는 외세에 의해 30여년 만에 굴욕적인 국권 침탈을 당하는 한일합방이 되어버렸다.

당시 일본은 1868년 명치유신을 단행하고 서양의 근대화의 길에서 산업장려와 국부를 쌓아가며 주위 나라에 세력을 확장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북간도 지역을 진출하려는 때에 장애가 된 조선을 복속하는 일이 급선무이었다.


그 주역을 한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이다. 그는 일본이 청일전쟁의 승리를 여세를 몰아 조선반도에서 세력을 키워나가면서 대한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1905년 을사늑약 조인을 고종에게 강요하고, 임금을 강제 폐위시켰으며 한일합방을 서서히 진행시키기 위하여 최고 통치기관인 조선통감부의 수장을 맡아 무단정치를 펴면서 한국의 주권을 빼앗는 한일합방의 원흉이 되었다.

이 시기에 일본 본국으로 돌아간 이토는 추밀원(국회)의장이 되고 러시아의 연해주와 중국 북동부를 포함한 동양의 침략정책의 일환으로 시찰 계획 중 일본 남만주 철도와 러시아의 동청철도의 환승역인 하얼빈역에 도착했다. 천주교 신자인 안중근 의사는 무사히 거사를 마치도록 기도하고 애국동지 우덕순과 조도선을 대동하였다.

1909년 10월26일 오전9시30분경 탕! 탕! 탕! 브로우닝식 권총 3발이 이토의 가슴과 흉복부에 명중하였다. 또 다시 3발로 하얼빈 총영사 가와가미, 비서관 모리, 만주철도 이사 다나까가 차례로 쓰러졌다. 거사는 완벽했다.
안중근은 러시아 헌병에 의해 집압되었으나 “코레아 우라(대한만세)”라 외치고 체포되었다.

한국과 만주를 삼키려는 일제의 하수인 이토가 이렇게 피살되자 이 정보가 일본정부에 타전, 일간 신문들은 호외를 발간하였고, 해외에 망명,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지사들은 일제히 환호를 외쳤으나 조정내부에서 사죄단을 파견하여야 한다는 등 법석을 떨었고 오히려 중국은 내심 좋아했다고 한다. 몇 년전 방문한 중국 뤼순에 안중근 의사를 투옥하고 순국한 감옥이 지금도 보존되어 있다.

비단 한 사람의 저격으로 그들의 만행이 멈출리야 있겠냐만은 국제법상 불법하에 한민족의 의연한 분노를 보여 줄 수 있었으며 이후에 일제의 더 혹독한 감시속에서도 많은 독립운동가들에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받칠 애국 충정의 도와선이 된 것도 사실이다.

역사학자 E. 카는 역사란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 했으며,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 되며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며,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

안중근의사 숭모회 뉴욕지부가 주최하는‘안중근 의사 서거 제114회 추모식’을 3월26일(화요일) 오전11시, KCS회관(한인봉사센터, 203-05, 32nd Ave. Bayside, NY)에서 갖는다. 많은 한인분들이 1.5, 2세들과 동반 참여하여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면서 잠시라도 떠나온 조국과 애국가를 부르며 애국 애족하는 마음을 가져봄이 어떨까!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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