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정부 상환 프로그램 ‘SAVE’ 부담 낮출 듯
▶ 소득 기준 높아져 상환 금액은 낮아지고 1명당 연평균 1,000달러 절약 효과 볼 수 있어
팬데믹으로 중단된 연방학자금 대출 상환이 지난해 10월 재개됐다. 바이든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상환 프로그램‘세이브’로 많은 대출자의 학자금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로이터]
연방 정부 학자금 대출자의 상환이 지난해 10월 재개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상환이 일시 중단된 지 약 3년 만이다.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다시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안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학자금 대출 부담 경감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시행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가족 소득에 따라 대출 상환 금액을 결정하는 ‘SAVE’(the Saving on a Valuable Education)다. SAVE는 가족 구성원 수와 가족 소득을 기반으로 대출 상환액을 결정하고 일정 기간 후 원금 잔액을 면제해 주는 것이 주요 골자다. 백악관은 SAVE 프로그램이 대출 상환액의 기준이 되는 가족 소득을 낮춰주기 때문에 연평균 대출자 1명당 약 1,000달러를 절약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소득 기준, 빈곤선 250%로 상향 조정
SAVE는 기존 소득 기반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인 ‘리페이’(Repaye•Revised Pay as You Earn)의 수정안이다. 리페이 등 기존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은 대출자 소득의 일정 비율로 월 상환액을 제한하고 상환 기간을 10년에서 25년까지 연장한다. 만기 시점 학자금 대출 원금 잔액은 탕감된다. 월 상환액은 연방빈곤선의 150%를 넘는 대출자의 ‘재량 소득’(Discretionary Income)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이에 비해 새로 시행되는 SAVE는 기존 프로그램과 크게 4가지가 다르다. SAVE의 소득 상한선은 연방 빈곤선의 25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기 때문에 대출 상환액이 낮아진다. 또 대학 학자금 대출의 경우 상환액 상한선이 연방빈곤선의 250% 초과 소득의 5%로 기존 10%보다 낮아진다. 대학원 학자금 대출까지 있는 대출자의 상환액 상한선도 초과 소득의 5~10%에 해당하는 가중 평균 금액이 적용된다. ‘연방국세청’(IRS) 세금 보고 자료가 연방교육국으로 직접 전송되도록 동의하면 매년 변경되는 소득을 직접 입력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다.
■원근 불어나는 ‘마이너스 상각’ 없애
기존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에서 월 상환액을 다 갚지 못하면 이자가 불어나는 이른바 ‘마이너스 상각’(Negative Amortization)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미상환액이 다음 달 상환액에 추가되고 여기에 이자가 적용되는 방식으로 결국 원금이 불어나는 데 따른 부담이 매우 컸다. SAVE 프로그램 시행에서는 마이너스 상각 방식이 중단되기 때문에 미상환 금액으로 인해 원금이 불어나는 폐해가 사라진다.
SAVE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는 대출 금액 적은 대출자다. 학자금 대출액이 1만 2,000달러 미만인 대출자는 상환 10년 뒤 원금 잔액을 탕감받을 수 있다. 학자금 대출액이 1만 2,000달러에서 1,000달러씩 늘어날수록 원금 잔액을 탕감받기 위한 상환 기간이 1년씩 연장된다. 예를 들어 학자금으로 1만 4,000달러를 대출받은 대출자는 12년간 상환해야 원금 잔액이 탕감된다.
학자금 대출 금액이 아무리 많아도 20년(대학)~25년(대학원)간 꾸준히 상환하면 이후 남는 원금은 탕감 받게된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발표한 12억 달러 학자금 대출 탕감 승인에 따른 것으로 우선 15만 명 대출자의 학자금 대출 탕감될 예정이다.
■저소득층 상환 의무 없어
SAVE 프로그램의 소득 규정 완화로 연 소득 3만 2,800달러(1인 가구) 또는 6만 7,500달러(4인 가구)인 대출자는 학자금 상환 의무에서 면제되고 일정 기간 후 학자금 원금 잔액을 탕감 혜택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연 소득이 이보다 높은 대출자도 SAVE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약 1,000달러의 학자금 상환액을 절약할 수 있다.
연 소득이 3만 8,000달러(1인 가구)로 학자금 대출액이 2만 5,000달러인 대출자는 기존 상환 프로그램 계산 방식을 적용하면 월 134달러를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SAVE 계산 방식에 따라 월 43달러만 상환하면 되고 연간 절약액은 약 1,092달러다.
■기존 ‘리페이’ 등록자’세이브’로 자동 전환
연방정부 발급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출자는 SAVE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폐지된 ‘연방가족교육대출프로그램’(Federal Family Education Loan Program)에서 대출이 통합된 대출자도 SAVE 수혜 대상이다. ‘페어런트 플러스’(Parent Plus) 대출 대출자는 SAVE를 신청 자격에서 제외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연방학자금을 대출받은 부모의 경우 ‘소득 조건부 상환’(Income Contingent) 상환 프로그램에 등록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대출 상환액은 가처분 소득의 20%로 높고 부채 탕감에 필요한 상환 기간도 25년으로 일반 SAVE 프로그램보다 길다.
SAVE 프로그램 등록에 필요한 소득 제한은 없다. 하지만 대출 상환 금액이 ‘조정 후 총소득’(Adjusted Gross Income)을 기반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소득이 높을수록 절약 혜택이 낮아진다.
SAVE 프로그램은 연방 교육국 웹사이트(studentaid.gov/idr)에서 등록할 수 있다. 기존 리페이 프로그램 등록자는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 SAVE 프로그램으로 자동 전환된다. 연방교육국에 따르면 SAVE 신청서 작성에 통상 약 10분 정도면 충분하고 신청서 작성 뒤 약 4주 후부터 새로 조정된 대출 상환액을 통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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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