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만 쉰 한국 축구대표팀
▶ 이틀 더 쉰 호주와 8강전
▶‘체력’ 가장 큰 변수 꼽혀
31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축구 대표팀 박용우, 김태환, 손흥민이 훈련장을 뛰며 회복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
‘다리 풀리기 전에 골 넣고 끝내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를 상대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두 번째 고비인 호주전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건 태극전사의 ‘체력’이다. 클린스만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8강에 올랐다.
반면, 호주는 한국보다 이틀 먼저 16강전을 치렀고, 승부도 90분 안에 끝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4-0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16강전이 끝난 시각을 기준으로 호주는 8강전까지 122시간, 한국은 68시간 30분의 여유만 주어졌다.
한국은 고작 이틀 동안만 휴식하고 그라운드로 나와 이틀을 더 쉰 호주를 상대해야 한다.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토너먼트에서 이 정도 휴식 시간 차이는 경기에 매우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부터 16강전까지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아서 주축 선수들의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는 건 더 어려워 보인다.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따라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득점해야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을 거로 보인다. 특히 높이는 좋지만, 발이 느린 호주 수비진의 뒷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엔 손흥민 등 스피드가 좋은 공격수들이 제격이다. 이들의 건각에 힘이 빠지기 전에 득점을 올릴 필요가 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경기를 길게 가져가기보다는, 공격수들이 상대 뒷공간으로 스프린트를 많이 할 수 있는 초반에 승부를 보는 게 나을 것”이라면서 “초반에 승부를 보지 못하고 경기가 늘어질수록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호주의 수비력을 경계하면서 선제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호주는 선제골을 넣는다면 사우디와는 차원이 다른, 숨 막히는 수준의 수비를 펼칠 것”이라면서 “선제 실점하면 굉장히 어려워진다. 따라서 선제 득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주는 최전방 공격수들의 예리함이 다른 우승 후보들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에, 체격이 좋은 수비라인과 더불어 탄탄한 미드필더진은 강점으로 꼽힌다. 189cm, 74kg의 체구를 자랑하는 잭슨 어바인이 주로 왼쪽 미드필더로 호주의 공격을 지휘한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호주는 측면 플레이로 상대를 흔든 뒤 중앙으로 공을 투입하면 체격 좋은 공격수와 적극적인 미드필더의 침투로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세컨드 볼 상황을 활용해 공략하거나 세트플레이 상황의 제공권 우위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로서는 측면에서 순간적인 수적 열세에 빠져서는 안 된다. 침투해 들어오는 중앙 미드필더의 움직임도 잘 체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호주가 측면, 특히 왼쪽 공략을 많이 하기 때문에 우리의 오른쪽 수비수가 공격을 잘 못 나가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 호주와 역대 전적에서 8승 11무 9패로 열세에 놓여있다.
다만 최근 2경기에서는 1승 1무로 한국이 앞선다. 최근 맞대결인 2019년 6월 부산에서 치른 평가전에선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
호주에 당한 마지막 패배가 뼈아프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손흥민이 후반 45분 1-1로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으나 결국 패배해 눈물을 흘려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23위인 한국이 25위인 호주보다 두 계단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