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중 나온 실향민단체 “환영합니다!”…그러나 무표정으로 지나쳐
▶ 북한 선수단으로 8년 만의 방한…취재진·환영단 100여명 몰려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6.5.17 [연합뉴스]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 스포츠 선수단인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은 굳은 표정으로 앞만 보며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갔다.
내고향 선수단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 2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 선수들을 보러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 인천함북도민회 등 실향민 단체와 자주통일평화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입국장에 진을 쳤다.
이들은 내고향 선수단을 태운 중국국제항공 항공편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내고향여자축구단 여러분 환영합니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다렸다.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는 연습도 했다.
그러나 도착하고서 약 30분 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내고향 선수단은, 환영 인사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짙은 감색 정장을 맞춰 입은 현철윤 단장과 리유일 감독 등 스태프와 선수들은 전혀 웃지 않고 환영단과 취재진 앞을 지나갔다.
환영한다는 실향민 단체의 인사말에 눈길도 주지 않고, 앞만 보며 걸어갔다.
내고향 선수단이 입국장에 들어서고서 공항 출구로 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남짓이었다. 이들은 준비된 차를 타고 곧바로 떠났다.
북한 선수단을 환영하러 온 이인철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 회장은 "배달의 민족, 한 핏줄인데 연을 끊겠다 그러면 누가 그걸 좋아하겠나. 두 개 국가로 완전히 가겠다는 거는 우리가 동의할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취재진, 환영단 100여명이 내고향 입국 현장을 찾았다. 안전 유지를 위해 배치된 경력만 50명 정도나 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도착한 내고향 선수단은 선수 23명, 스태프 12명 등 총 35명으로 이뤄졌다.
당초 정부가 남측 방문을 승인한 내고향 선수단은 총 39명이었으나 이중 예비선수 4명은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내고향 선수단은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출입심사 절차를 거쳤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법률에 따라 북한 주민은 여권이 아닌 남한 방문증명서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다. 선수단 일부가 제시한 북측 여권은 규정에 따라 참고자료로만 활용됐다고 통일부는 덧붙였다.
내고향은 20∼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전 경기가 진행되는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토너먼트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북한 스포츠 선수가 방한해 경기를 치르는 건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고, 여자 축구 종목으로 한정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방한이다.
내고향은 지난 12일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 도착, 북한대사관 인근에서 훈련하다가 이날 중국국제항공편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내고향은 수원의 한 호텔에서 머물며 대회를 치른다.
오는 20일 오후 2시 멜버른 시티 FC(호주)와 도쿄 베르디(일본)가 맞붙으며,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이 남북 클럽 대결을 펼친다.
준결승전 승자는 23일 오후 2시 같은 구장에서 우승컵을 두고 맞붙게 된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4억7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50만 달러다.
내고향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번 준결승 경기에서 내고향과 수원FC 위민을 함께 응원하겠다며 200여개 국내 민간 단체들이 결성한 '2026 AFC-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은 내고향의 방한을 환영했다.
응원단은 통일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경쟁하면서, 그 안에서 따뜻한 우의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 응원단은 승패를 떠나 양 팀 모두를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