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 대통령과 미국의 정치인들은 당시 가장 이성적이었고, 합리주의와 계몽주의 전통이 강했던 독일에서 어떻게 히틀러가 그렇게 완벽하게 독일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조종을 할 수 있었는지 정말 놀랐다고 했다.
목소리 전문가 클라민토는 유대인 학살과 슬라브족 노예화 구상을 밝힌 히틀러의 책 ‘나의 투쟁’에서 모든 위대한 변화는 대중의 행동이고, 이 행동은 대중에게 말의 횃불을 던짐으로써 인간의 열정과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이라고 했던 내용에 주목하여, 특별한 목소리에 기반한 히틀러의 선동력이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냉정한 독일인들이 히틀러의 선동에 휘둘린 것은 1차대전 패전과 이에따른 전쟁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고통에 대한 엄청난 분노가 있었기 때문이다.
감내하기 어려운 힘에 고통 받을 때 분노는 커다란 봉기가 되어 비굴하게 굴복하기만 했던 권력에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덤벼들 용기를 주기도 한다. 바로 프랑스 혁명, 러시아 혁명, 그리고 중국의 신해혁명이 그렇다.
이들 나라들이 혁명당시에 약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행정과 공권력은 정상이었다. 심지어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강대국이었다. 그러나 힘 없는 국민들의 분노는 멈출수 없는 파도가 되어 전제와 폭압의 절대 권력을 끌어 내렸다.
이렇듯 대중의 분노는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지만 그 분노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낡은 시대를 허물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혁명이 되기도 하고, 분노를 선동하는 독재자에게 모든 권력을 주어 세상을 불행으로 이끌 수도 있다.
그 중 가장 좋은 불행했던 예가 독일의 히틀러였고, 가장 발전적이었던 예가 미국의 독립혁명이다. 영국의 왕실 통치를 벗어나 민주주의라는 전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아메리카 식민지 주민들의 분노는 시대를 앞서가는 지도자들에 의해서 더 나은 세상을 개척하였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가 벌써 시작이 되었다.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이 있는 관계로 좀 조용하지만 공화당은 불이 붙었다. 1월 16일 아이오아 코커스(당원대회를 통한 후보선출 방식)와 1월 23일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트럼프는 압도적으로 1등을 하였다. 살인적인 추위를 뚫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분노의 투표를 하였다고 한다.
특히 저임금, 저숙련, 노동에 시달리는 불안정한 백인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가 프레카리아트(Precariat)다. 불안정하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Precario와 독일어의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의 합성어로 ‘불안정한 무산계급’을 일컷는 신조어다.
이들이 분노하는 것은 미국의 부를 훔쳐가고 있는 이민자와 중국을 비롯한 외국, 남부 국경을 넘어오는 난민들, 공산주의자들이 장악한 언론들, 그리고 이들 편에있는 민주당이라고 한다.
정말로 이민자들이 미국의 부를 빼앗아 갔을까?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배를 위해서는 미국의 시장이 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역적자가 기본이다. 만약에 무역흑자를 기본으로 한다면 달러는 급격히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게 될것이다.
남부 국경을 넘어오는 난민의 원죄는 미국이다.
7-80년대 중남미의 독재정권을 강력하게 지지하여 정상적인 국가에 대한 희망을 잃은데다가 기후변화로 그나라 사람들이 살기위해서 결국 미국으로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분노의 지지자가 있는 반면, 분노의 반대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비호감 후보 낙선투표가 특징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2024년 1년 동안 미국은 온통 네가티브 선거로 모두 분노한 미국인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역사적으로 다인종 국가에서의 혼란은 언제나 소수계에게 불똥이 튀었기에 소수중의 소수계인 미주 한인들 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이번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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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