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시간 2시간으로 줄고 점수 확인도 빨라져
▶ 수학 문제 계산기 허용, 계산기 사용법 익혀야
▶‘적응형’ 시험 방식 도입, 후속 문제 난이도 결정
대학 입학 표준 시험 SAT가 3월부터 기존 종이 시험에서 디지털 시험으로 전면 변경된다. 시험 시간이 줄고 시험 점수 결과 확인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로이터]
대학 입학 표준 시험인 SAT가 올해 확 바뀐다. 기존 종이 시험 형식이 올해부터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된다. 연필로 답안지를 작성하고 시험 감독관이 시험지를 거두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디지털 방식의 SAT는 해외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미국에서는 3월9일 치러지는 시험부터 디지털 방식 시험이 도입된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의 프리실라 로드리게즈 수석 부대표는“시험의 엄격성,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 시험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디지털 방식의 도입이 불가피했다”라고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부터 새롭게 바뀌는 SAT에 대해 알아본다.
■대학 진학 준비 파악하는 지표
SAT는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 준비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된 객관식 시험이다. 많은 대학이 신입생 선발 결정을 위해 고등학교 성적, 과외 활동, 추천서, 에세이와 함께 SAT와 같은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를 함께 검토한다. 비영리 교육기관 칸 아카데미 설립자 살 칸 대표는 “고등학생을 SAT나 ACT 점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고 각 대학 입학 사정관도 이점에 동의한다”라며 “그러나 대학마다 사정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SAT와 같은 표준 시험이 학생의 대학 진학 준비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라고 SAT 시험의 목적에 대해 설명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많은 학생이 SAT 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되면서 많은 대학이 입학 사정 시 SAT가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는 추세다.
싱크탱크 브루킹 연구소가 2020년 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을 실시한 조사에 백인 학생의 약 60%, 아시안 학생의 약 80%가 수학 과목에서 대학 진학 준비 기준을 충족했다. 그러나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 중 같은 기준을 충족한 비율은 각각 약 25%와 약 33%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교육 연구 기관 페어테스트에 따르면 2024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SAT 등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변경한 4년제 대학은 1,900여 곳이다.
■시험 시간 단축되고 수학 모든 문제 계산기 사용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는 이미 약 30만 명의 학생이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된 SAT 시험을 치렀다. 기존 종이 시험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된 것 외에도 시험 시간 단축, 그래프 계산기 사용 허용, 시험 점수 결과 확인 시간 단축 등 여러 주요 변화가 기대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SAT 시험의 중요도가 낮아지는 추세에 더 많은 학생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시험 방식이 변경돼 대학 입학 사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번 변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존의 1,600점 만점 기준과 읽기, 쓰기, 수학 등 3과목으로 나눠 시험을 치르는 방식에는 변화가 없다. 다음은 올해 SAT 시험에서 새로 도입되는 주요 변경 사항이다.
▲적응형 시험 방식 채택
디지털 SAT는 이른바 ‘적응형’(Adaptive) 시험 방식을 채택했다. 적응형 시험은 학생이 푸는 문제 결과에 따라 후속 문제의 난이도가 결정되는 시험 방식이다. 적응형 시험 방식은 이미 여러 다른 대규모 시험에 채택돼 시험 시간 단축, 보안성 개선 등의 긍정적인 점을 인정받은 바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하는 디지털 시험이지만 집처럼 학생이 원하는 장소에서 치를 수는 없다. 시험은 주중 또는 주말 감독관이 감독하는 장소에서만 치러진다. 학생은 본인의 랩톱 컴퓨터나 태블릿 PC를 사용할 수 있고 학교나 칼리지보드에서도 시험용 기기를 제공한다. 디지털 SAT는 전력 또는 인터넷 접속에 문제가 발생해도 학생이 이미 푼 문제가 손실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시험 시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약 3시간 걸리던 기존 종이 시험 시간이 디지털 시험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약 2시간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시험 감독관이 시험이 끝나면 종이 시험지를 거둬 정리한 뒤 우편으로 보낸 등의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시험 문항도 기존 종이 시험에 비해 간결해진다. 기존의 긴 문장을 읽고 여러 문제를 풀어야 했던 읽기 시험은 짧은 문장을 읽고 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수학 모든 문제 계산기 사용 허용
기존 SAT 시험의 수학 문항은 계산기 사용이 허용된 문항과 허용되지 않는 문항으로 나뉘어 치러졌다. 그러나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되면 모든 수학 문항을 계산기를 이용해 풀 수 있게 된다. 학생은 본인 계산기를 가져와 사용해도 되고 시험에 내장된 계산기를 사용해도 된다. 그래프 계산기는 시중에서 약 100~200달러 선으로 이를 부담하기 힘든 학생에게도 계산기 사용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진다.
▲시험 점수 결과 확인 빨라져
기존 종이 시험 점수 결과를 확인하려면 수주를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SAT 시험이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되면 수일 내에 시험 점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험 점수 결과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백분위 순위와 읽기, 쓰기, 수학 등 각 항목별 점수가 기재된다. 4년제 대학 정보와 장학금 정보 등도 종전과 다름없이 제공된다. 칼리지보드는 새 시험 방식에서는 커뮤니티 칼리지, 직업 교육 기회 등에 대한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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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