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청년 도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 조사에 의하면 미국 대학생 4명중 3명은 어떤 종류의 도박이든 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도박 문제 전문기관(National Council on Problem Gambling)의 자료인데, 그야말로 믿거나 말거나 다. 이들 대학생들이 했다는 도박에는 불법과 합법적인 것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성인 인구의 2~3%는 도박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학생은 그 두 배인 6% 정도라고 한다.
대학생 도박 문제를 중점 추적하고 있는 마이애미 대학의 한 교육 심리학자는 늘고 있는 스포츠 베팅이 대학생 도박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2018년 연방 대법원이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한 후 스포츠 베팅은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다. 많은 젊은이에게 일상화된 비디오 게임과 대학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불안은 이들을 쉽게 온라인 도박에 빠지게 한다. 스포츠 베팅이 대표적인 것 중 하나다. 관계당국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인 조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상하게 청년 도박은 다른 도박 보다 쉽게 용인되고 있다.
경기결과를 맞추는 스포츠 도박(sports betting)은 현재 38개 주와 워싱턴DC에서는 합법이다. 26개 주에서는 온라인 스포츠 베팅도 허용된다. 이 추세는 다른 주로 확산되고 있다.
스포츠 베팅 시장은 이 분야에 생소한 이들은 놀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지난 5년반 동안 미국의 스포츠 베팅 총액은 2,68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한다. 세무당국이 오락용 비디오 게임 등 이른바 게임 비즈니스에서 거둬 들이는 세수는 연 75%가 늘어날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스포츠 도박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지난해 캠퍼스 도박의 실태를 심층 보도했던 뉴욕 타임스는 온라인 도박이 가능해진 것을 대학 구내에서 바로 카지노 출입이 가능하게 된 것에 비유했다. 대학생들에게 용이해진 도박 접근성을 우려한 것이다. 스포츠 베팅이 이미 캠퍼스 라이프에서 ‘강력하고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신문은 진단했다.
스포츠 베팅 업체가 쏟아붓는 광고료도 연 3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광고는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 집중된다. 영국의 경우 도박 광고를 본 18~24세 청년의 10명중 7명 이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셜 미디어는 나이 차별을 하지 않는다. 18세미만 미성년자도 도박 광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매사추세츠 주 법무부는 대학 캠퍼스에 퍼지고 있는 온라인 베팅 광고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담배나 술 광고뿐 아니라 스포츠 베팅 광고도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관계당국이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박은 나이나 출신 배경에 관계없이 중독되지만 특히 젊은 층의 중독 가능성이 더 높다. 젊을 수록 충동적이고, 위험요소가 큰 행동도 과감하게 저지르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대학 중에는 자체 매뉴얼을 만들어 학생들이 스포츠 베팅 등 온라인 도박에서 멀어지게 하기 위해 애쓰는 곳도 있다. 콜로라도 대학 보울더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이 대학은 스포츠 베팅을 오락으로 즐기려면 스스로 한도를 정하고,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알코올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에서 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베팅 때문에 돈을 빌리거나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길 정도가 되면 즉시 전문기관의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이제 이 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미국 대학생의 67%가 스포츠 베팅을 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를 통해 도박 중독으로 이어지는 예가 드물지 않다. 한인 젊은이라고 예외가 아닌 사례가 주위에서 목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