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9년 2월22일 세묘노프스키 광장. 러시아 황제에 대한 반역죄로 몰려 사형장의 새벽이슬과 함께 사라질 뻔한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허용된 5분의 사형 집행 전 시간을 3등분하여 이렇게 현세와 작별인사를 하였다.
2분은 함께 사형당하는 동료들에게, 2분은 이 세상에 와서 인연을 맺었던 가족과 사람들에게, 마지막 1분은 햇빛 눈부신 세묘노프스키 광장의 겨울하늘을 우러러보며 이 땅에 살았던 생을 감사하였다.
“신의 곁에서 다시 만나자”라는 뜻이 담긴 “아듀(Adieu)”를 독백하며 죽음을 맞이하던 중, 극적인 황제의 사면으로 죽음을 면하게 된 도스토옙스키는 죽기 5분 전의 시간처럼 남은 삶을 쪼개어 열심히 살겠노라고 다짐했다.
나도 새해에는 하늘이 주신 삶에 더욱 열정을 다하여 살 것을 다짐해본다. ‘죄와 벌’, ‘백치’, ‘카라마조프의 형제’ 등 주옥같은 명작들을 남긴 도스토옙스키는 16세에 어머니를 잃었고, 18세에 아버지마저 비참하게 타살당한 후 간질병이 발작하였고, 형을 잃었으며, 출판사업이 망해 큰 빚을 지고, 첫 아내도 잃고, 딸도 아들도 잃고, 시력마저 말년에 잃었어도, 사형 전 구사일생으로 새롭게 얻은 삶의 열정을 생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고 대작을 인류에 내놓았다.
하늘이 새롭게 주실 2024년이란 새로운 백지에, 떠오르는 태양과 같이 건강한 정신과 마음의 꿈을 키워보자! 우리 각자 맡은 사명의 삶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자!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을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다만 바스러질 뿐이다”라고 말했던가.
처절했던 정신적 고뇌와 신체적 아픔 가운데 지독한 가난과 질병 속에서도 불꽃처럼 부활을 향해 마지막 순간까지 생을 노래했던 도스토옙스키를 생각하며 인생역전을 향해 나아가자! 인간의 위대함은 인품과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추구하는 불멸의 정신에 있지 아니한가. 실수도 있으리라, 실패도 있으리라, 그러나 다시 일어나 그 길을 가자! 길을 갈 때 넘어진 자 있으면 일으켜 세워 함께 나아가자!
세상은 용기 있는 자의 것이다. 용기는 필자가 삶의 지표로 삼는 단어이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 중 제일은 사랑이라지만 이 세 가지를 실천할 용기가 없으면 믿음도, 소망도 사랑도 모두 무용지물이다. 2023년 우리에게 있었던 아쉽고, 서운하고, 슬픈 모든 일들을 과감히 보내버리고, 대망의 2024년에는 건강과 행복이 가내에 충만하게 임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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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렌스 박 / 아시안아메리칸 유권자연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