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다 공항 379명 생존 기적 뒤엔… 대피 ‘90초 룰’ 있었다
2024-01-03 (수) 12:00:00
노세희 기자
▶ JAL 여객기 충돌사고 스케치
▶ 승무원 안내 탈출슈터로 침착 대피
▶탑승객 중 17명 부상… 사망자 없어
현지시간으로 2일 오후 5시45분께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소속 516편 여객기는 활주로를 달리던 중 화재가 발생했다. 홋카이도 삿포로를 출발한 이 여객기는 하네다 공항 착륙 직전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JAL 소속 항공기 후면에 강한 폭발과 함께 불이 붙어 긴급 정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불길이 점점 커지며 여객기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고 결국 비행기는 녹아내리듯 전소했다.
◎…항공기 내부가 불타는 모습이 일본 공영방송 NHK 등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확산했는데, JAL 여객기에 탑승했던 사람들은 다행히 모두 탈출했다. 이 항공기에는 어린이 8명을 포함한 승객 367명과 승무원 12명 등 총 379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최소 17명이 부상했지만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항공기에 불이 붙고 난 직후 설치된 탈출 슈터를 타고 비행기 밖으로 나왔다고 알려졌다. 탈출 슈터란 사고 시 항공기 출입구에 부착된 미끄럼틀에 가스를 투입해 신속히 팽창시켜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긴급 탈출구를 말한다. 항공사 대부분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기내에서 탈출시키도록 훈련받는 이른바 ‘90초 룰’을 규정으로 삼고 있다. JAL 기장 출신인 고바야시 히로유키씨는 “거의 만석이었던 JAL기에서 대형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건 모두가 규정에 따라 침착하게 행동한 결과”라고 했다.
◎…활주로에서 여객기와 충돌한 비행기는 일본 해상보안청의 항공기로 전일 발생한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진 피해 현장에 물자 수송을 위해 이륙할 계획이었다.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는 여섯 명이었다. 해상보안청 항공기도 화재가 발생, 탑승자 6명 중 1명은 탈출했지만 5명은 사망했다. 30대 남성인 기장은 탈출했지만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해상보안청 직원들의 사망에 “매우 유감스럽다”며 “사명감에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충돌사고가 발생하자 도쿄 소방청 펌프차 등 63대가 출동해 소화 활동을 벌였다. 의사·간호사들로 구성된 재해파견의료팀(DMAT)도 현장에 파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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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