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를 쓴 검사들의 칼놀림을 보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한순간 서로 공격했는데, 심판은 한쪽의 손을 들어준다. 심판은 공격 이전부터 누가 상대의 중단세를 흩트리고 공격하였는지를 보고 있었기에 정확하게 승패를 가늠할 수 있다.
검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칼의 손잡이 끝을 배꼽 아래에 맞추고 칼끝을 상대의 목을 향하게 해서 상대의 어떤 도발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의 마지막까지 중단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중단세를 흩트리는 것은 바로 상대의 칼을 죽이고 내가 공격하는 칼의 길을 여는 것이다.
중단세는 팽팽한 긴장의 유지이며 방어와 공격의 모든 자세이다. 중단세가 흐트러지면 빨리 전후좌우 발을 움직여서 자신의 중단세를 잡아야 한다.
그러면서 상대의 중단세를 무너트리기 위하여 상대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전진과 후퇴를 하면서 공세를 하다가 상대의 중단세를 무너트렸을 때 상대의 반응을 순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세상의 이치도 비슷하다. 어떤 나라가 긴장을 만들면 그 원인을 찾고 대응할 수 있을 때까지 자기중심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상대 국가가 긴장을 만들었을 때 내 중심을 잃고 똑같이 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하거나 두려워 섣부른 공격을 하면 백전백패한다.
긴장을 조성하는 나라들은 상대국가가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과 대응을 준비하고 긴장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나라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무모한 대응과 긴장 격화보다 자기중심을 잡고 긴장의 원인 파악과 해소 방안을 세워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
포츠담 기후환경 소장인 요한 록스트롬은 “지구에서 6번째 대멸종의 시대에 우린 벌써 진입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5번째 멸종은 운석충돌이 원인이었지만, 이번 대멸종은 무분별한 천연자원 개발과 사용을 한 인류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한다. 인류는 개발을 한다면서 무분별한 자연에 대한 공격을 하였고 이젠 지구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인 섭씨 1.5도 상승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인류는 처음에는 무지했고, 지금은 그 경고가 무엇인지 알지만 무시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가다간 지구의 반응 한 방에 인류가 전멸할 수 있다. 폭염, 고대 바이러스의 공격, 해수면 상승,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 지각이 움직이면서 화산폭발과 지진의 발생, 대형 폭풍과 홍수, 가뭄으로 식량과 식수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기후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인류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도 될까 말까 한 이 시국에 전쟁은 더 많아지고 국가간 이합과 집산으로 인류의 패거리 간 긴장 역시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 답은 있다.
국가간 긴장 해소와 지구환경 대응의 협력을 강화하여 지구의 위기를 전 인류적 차원에서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이것 이외에는 공생할 방법이 없다.
지금은 미국 문명의 시대이고, 지구상 모든 것이 위기의 시대이다. 환경문제와 블록 별 긴장 해결의 방안을 미국이 내놓고 이끌어야한다.
그러려면 미국이 인류를 구하겠다는 중심을 세우고 전쟁이 아닌 평화의 중재자가 되어야 지구의 경고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세우고 해결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리더십은커녕 미국의 문명이 끝날 수 있다. 2024년은 미국의 대선이다.
한인 유권자들도 미국의 운명을 가름하는 선거에서 어떤 관점을 가져야할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