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아들 부시 정부가 초래한 미국의 금융대란으로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고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공화당은 초라하게 몰락했다. 그래서 2010년 에릭 캔터(Eric Cantor), 폴 라이언(Paul Ryan), 케빈 매카시(Kevin McCarthy)가 모여서 공화당내 온건 보수주의자들을 축출하고 새로운 보수주의 공화당을 만들자는 도원결의를 했다.
그리고 풀뿌리 우파 운동 조직인 티파티와 손을 잡고 공화당을 물갈이하여 그해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했다. 그래서 이때부터 이들 3명을 영건스(Young Guns)라 불렀다. 승리의 주역 에릭 캔터는 원내대표, 매카시는 원내 총무가 됐다. 그리고 2015년에 폴 라이언이 하원의장이 되었고 2023년 매카시가 어렵게 하원의장에 선출되었다.
그러나 2014년 이민개혁에 타협을 보였던 에릭 캔터는 예비선거에서 티파티가 지지한 경제학 교수인 데이빗 브랫이라는 정치신인에게 패배했고, 2018년 트럼프와 마찰을 빚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당내 극단주의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정계 은퇴를 했다. 그리고 이번에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당내 극우파들에 의해서 축출 당했다.
이렇게 3 영건스들은 13년 만에 모두 공교롭게도 그들이 함께 손잡고 강경공화당으로 개혁을 시작했던 티파티에 의해서 축출된 것이다.
하버드 대 정치학과의 테다 스코크폴(Theda Skocpol) 교수는 “티파티는 이제 더 이상 공화당내 분파가 아니며, 프리덤 코커스와 같이 마가(MAGA) 즉 ‘미국우선주의’ 진영의 중요한 핵심이 되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하원의장에서 케빈 매카시를 축출한 것은 티파티 운동 정점의 상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에 영건스들은 티파티 운동의 풀뿌리 힘을 활용하여 정부 재정 지출을 줄이고 연방의 권력을 제한하여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목표들을 좌절시키겠다고 약속함으로써 권력을 잡았다.
그런데 티파티는 정부를 폐쇄하더라도 정부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이 티파티운동의 목표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후세인’이라는 중간 이름을 쓰는 흑인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변화된 미국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이 티파티 조직과 운동의 실제 내용이라고 스코크폴 교수는 주장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이런 분노와 욕구에 응답하지 않는 공화당에 대하여 줄곧 분노하였는데, 포퓰리즘적 인종주의에 대한 국민적 표현을 제공하고 워싱턴 DC의 ‘평상시와 같은 업무’에 대한 분노를 마음대로 표현하는 트럼프가 등장하면서 이들의 분노는 트럼프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티파티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했을 때, 그리고 그런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했을 때 세금 이외에는 아무것도 삭감하지 않았다. 작은 정부, 정부 재정 지출 삭감, 연방권력 제한으로 미국을 개혁하겠다고 도원결의를 했던 3 영건스들이 티파티에 의해서 모두 축출되었다.
그들이 함께 손잡고 신보수주의 운동을 시작했던 티파티는 이제 고양이 같은 새끼호랑이가 아니다. 영건스들이 불을 붙인 신보수주의 공화당, 이제 강경을 넘어 극단적 보수주의로 발전하였다. 이제 공화당은 극단적 포퓰리즘적 인종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완전히 장악했다.
극단주의를 우려하는 것은 정확하게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안을 찾아 상황을 헤쳐 나가기보다는, 무조건 분노하고 두려워하여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화당에서 설자리를 잃은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은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2024년 대통령선거에서 새롭게 변화된 공화당의 진정한 모습을 미국의 유권자들은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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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