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위태롭다. 최근 섭식장애와 자해, 자살 시도가 크게 증가하면서 미 전국의 응급실과 입원 병실, 정신병동은 갑자기 들이닥치는 청소년 환자들 때문에 빈 침대를 찾기가 힘든 실정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 3년의 비정상적인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소셜미디어 중독이 남긴 후유증으로서, 온라인상에서 성행하는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의 급격한 증가가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10대 고교생들 사이에 펜타닐 과용과 이로 인한 죽음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도 같은 문제의 다른 표출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3~17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6%가 사이버 불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이 늘어났으며 특히나 캘리포니아주에서 아시안과 흑인 청소년의 자살이 백인 숫자를 넘어섰고, LA카운티에서는 10대 자살자의 연령이 올해 처음으로 16세 이하로 내려갔다는 사실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부채질하는 것이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해와 불링과 자살 현장의 그래픽한 묘사를 그대로 노출시키는 한편 알고리듬에 따라 더 많은 콘텐츠로 이동시키는 메커니즘 때문에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 청소년들을 유해한 환경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104개 교육구와 42개주를 비롯해 수백가구의 가족들이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를 포함해 틱톡, 구글, 스냅 등 4대 기업에 소송을 냈다.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이용자가 어릴 때부터 소셜미디어에 중독되도록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이다.
무엇보다 자녀들과 열린 소통을 유지하며 행동 변화를 관찰해 고통감의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10대들의 자살은 대부분 막을 수 있었던 비극이다. 자살은 충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자살시도의 25%는 결심한 지 5분도 안 돼 일어나고, 71%는 한시간 이내에 일어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들뜨고 분주한 연말연시엔 상대적으로 우울해지는 사람도 늘어난다. 자주 들여다보고 격려하고 스킨십을 나누고… 어려울 땐 상담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용기도 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