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다 민영화” 밀레이의 아르헨 들썩
2023-11-22 (수) 12:00:00
▶ 국영 기업 주가 무려 40% 치솟아
▶ 중앙은 폐지·미 달러화 채택 공약 …금융시장, 어디까지 달릴지 촉각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당선된 ‘극우 무정부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53·사진·로이터)가 당선 하루 만에 국제 금융 시장에 파동을 일으켰다. 시장지상주의자인 그가 모든 공기업을 민영화하겠다면서 한 곳을 사례로 들자 해당 기업의 주가가 40% 가까이 폭등했다.
밀레이는 아르헨티나를 재건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지만 중앙은행 폐지, 달러화의 국가통화 채택 등의 대선 공약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탓에 회의론이 적지 않다. 시장은 정부의 무능을 겨냥한 그의 ‘전기톱질’이 어디까지 뻗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대기업 ‘YPF’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주가는 전장 대비 39.89% 치솟았다. 1993년 거래 시작 이후 최고 상승치다. 밀레이가 라디오방송 ‘미트레’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영·공영 기업을 민간으로 넘길 것”이라며 YPF를 거명한 파장이었다. 블룸버그는 “민영화로 YPF의 수익률 개선과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가 기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중앙은행 폐쇄 공약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밀레이는 현재 국가통화인 페소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지난 5년간 875% 급락해 화폐의 신뢰도를 잃었다는 이유로 달러화 채택을 공약했다. 통화 정책에 실패한 중앙은행을 없애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위임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달러화 채택의 성공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에콰도르는 2000년 달러화를 국가 통화로 지정해 96.1%에 달하던 물가상승률을 6년 만에 3.3%로 낮췄다. 아르헨티나도 1991년 페소와 달러의 환율을 고정시키는 ‘페그제’를 도입한 후 물가상승률이 잠시 안정된 적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143%에 달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달러화 전환 충격을 견디지 못하리라는 전망이 많다. 달러로 전환하려면 정부가 시중의 모든 페소를 적정 환율의 달러로 사들여야 하는데, 아르헨티나의 외환 보유고는 최대 100억 달러 적자 상태이고 국제통화기금(IMF)에 440억 달러를 빚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달러화에 최소 50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