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목요일은 추수감사절, 가족친지가 모여 한 해의 수확을 나누며 감사하는 명절이다.
올해는 특히 이 절기를 맞는 설렘과 기대가 크다. 지난 몇 해 동안 팬데믹과 경기침체, 인플레 등으로 움츠러들었던 상황이 풀리면서 이제 전처럼 ‘정상적인’ 시절로 돌아가고픈 염원이 모두에게 간절하기 때문이다. 전미자동차클럽(AAA)은 이 연휴기간 미 전역에서 5,540만여 명이 장거리여행을 떠남으로써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 사상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지나면 곧바로 쇼핑과 파티의 계절, 할러데이 시즌에 돌입한다.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인 올해 연말에 소비자들은 여러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금액을 지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N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들은 금년 할러데이 시즌에 평균 1,652달러를 지출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것이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1,496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처럼 오랜만에 맞는 넉넉한 추수감사절이지만, 돌아보면 감사보다 불평과 걱정, 좌절과 불안이 더 많았던 한해가 아니었을까 하는 회한도 있다. 개개인이 처한 사정도 그렇지만 지역사회가 겪었던 역경, 나아가 미국 전체와 세계정세를 놓고 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는 한해였다. 우크라이나 전에 이어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세계 곳곳에서 큰 문제로 부상한 난민사태, 극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정치 환경, 갈수록 악화되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의 급속 진화에 따른 인류의 불안… 등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했던 한해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힘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감사는 상황을 이기게 하는 힘이고 새로운 기쁨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감사하기는 쉽지만 어려운 형편에 처했을 때 감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수록 필요한 것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영어 단어 ‘감사’(thank)는 어원이 ‘생각하다’(think)에서 파생됐다고 한다. 즉 생각할 때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족함과 불만거리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감사는 의지를 갖고 생각해야 감사거리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2023년 추수감사절과 연말은 감사하며(땡스) 남에게 베푸는(기빙) 시즌이 되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