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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이 편하게 찾는 경찰서

2023-11-08 (수) 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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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이 대부분 포함되는 올림픽 경찰서 관할지역은 LA 한인 최대 밀집지역인 만큼 한인 범죄 피해도 많다. 심각한 범죄가 최근 수년간 증가 추세라 그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LA경찰국(LAPD)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LA에서 피해자가 한인으로 특정된 범죄 약 10건 중 4건은 올림픽 경찰서 관할지역에서 발생해 가장 많았다. LAPD 산하 경찰서가 총 21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한 숫자로, 2위와도 2배 이상의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비율은 지난해나 지지난해나 큰 차이는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올림픽 경찰서에 조만간 한국어 통역자 상주 프로그램이 재개된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올림픽 경찰서와 함께 이를 추진하는 LA 한인회가 이 자원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자격 조건이 되는 최소 10명이 확보되면 정확한 시작일이 정해질 예정인데, 지난 7일 기준 5명이 지원한 상태이며 추가로 6명이 신청서를 받아간 상태다.


통역 자원봉사자는 신고 접수 경관과 함께 로비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이러한 LAPD 자원봉사 경력은 향후 정부 및 유관 기관 등에서 일할 때 유리한 경력이 될 수 있고 경찰과 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 프로그램 특성상 자원 봉사자는 많을 수록 좋은데, LA 한인회가 다른 한인단체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한 만큼 지원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인단체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하면 여러모로 의미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경찰서 한국어 통역 프로그램은 앞서 지난 2012년 시행된 바 있다. LA 한인회가 당시 티나 니에토 서장과 협의해 약 4년간 통역 자원봉사자가 올림픽 경찰서에 상주, 한인들의 신고와 문의를 도왔었다. 그러나 자원봉사 특성상 참여자가 줄고, 경찰서장 교체, 코로나19 팬데믹 등이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경찰서 방문을 꺼리는 한인들이 다시 크게 늘었다. 자세한 상황설명과 원하는 이야기를 영어로 충분히 전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올림픽 경찰서에 전화 또는 방문하면 그 시간에 ‘운좋게’ 한인 경관이 있어야만 한국어로 신고나 문의할 수 있을 뿐이며, 심지어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한인 경관도 많다. 이어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어난 아시안 증오범죄의 경우 온라인으로 피해 신고 접수가 아예 불가능 해 저조한 증오범죄 신고율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LA 한인회는 애런 폰세 현 서장과 지속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재개를 협의해 왔으며 조만간 ‘KLIP(Korean Language Interpreter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최근 발표한 것이다.

이러한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자 배치는 한인 신고율 증가로 인해 올림픽 경찰서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향후 올림픽 경찰서 존폐를 논하는 일이 다시 생기지 않는 효과도 낼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앞서 지난 2020년 시정부의LAPD 예산 삭감을 계기로 올림픽 경찰서 폐쇄가 고려됐었다. 이후 한인사회의 강력한 반발로 철회된 바 있다.

LA 한인회 방문 및 자원봉사자 신청서 일체 작성, LAPD 서류 검토, 적격자 신원조회, 올림픽경찰서 봉사 일정 파악 배치 및 봉사 시작 등의 순으로 이뤄진다. 지원자격은 ▲만18세 이상으로 ▲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 가능자 ▲일주일 12시간 봉사 가능자 등이며, 개별 봉사시간의 경우 봉사자 수에 따라 12시간 보다 줄어들 수 있다.

가뜩이나 한인타운 치안이 불안한 이 때 올림픽 경찰서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자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범죄 피해 신고에 대한 한인들의 우려가 줄어들고 한인 권익 향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한인들과 한인 단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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