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 이주와 정복 역사는 이렇다.
아브라함은 BC 2000년 이라크 남부 갈대아 우르에서 유목 생활을 하다 현재 팔레스타인 땅으로 불리는 가나안으로 이주하여 농경생활을 하며 정착했다. 아브라함은 가나안에서 정착하여 두 자식을 보았다. 이사악은 본 부인 사라에서 태어났고,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의 몸종 하갈에서 태어났다. 이스마엘은 사라의 질투로 장자로 태어났지만 서자로 상속을 받지 못하고 광야로 쫓겨나 이사악이 적자가 되었다. 이사악 자손은 유대인의 시조이고, 이스마엘의 자손은 아랍인의 시조이다.
가나안에 대흉년이 들게 되자 이집트로 이주한 이사악의 아들 야곱의 후손들은 먹고 살기위해 노예로 살며 모진 박해를 받았다.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모세의 인도로 BC 1290년 애굽을 탈출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유대인들은 가나안 땅에 돌아왔지만 아브라함 시절 광야에 쫓겨났던 이스마엘 후손 아랍인의 토착 세력인 팔레스타인인들이 이미 이주하여 살고 있었다. 가나안 땅에 거주한 팔레스타인인들은 자기 나라를 세우려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BC 1250년 이사악의 후손인 모세의 계승자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해 이스라엘 왕국을 세우고 BC 1020년 다윗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정하기에 이른다.
지금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가자(Gaza)에서 벌어지는 피의 분쟁 역사는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나안 땅에 팔레스타인 지명을 붙인 이는 2세기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로 팔레스타인 땅은 앗수루-바벨론-메데-파사-헬라-로마-비잔틴 제국-아랍-셀죽투르크-라틴 제국의 십자군-마메루크-오토만 터키-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20번 포위당하고 10번 파괴 되었던 피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예수를 죽인 살인자’란 오명은 유대인에게 지난 수천 년 동안 따라붙은 꼬리표다. 이것은 반유대주의의 절대적 명분이었다.
반유대주의 정서는 예수 그리스도 탄생 전인 기원전 이미 형성됐다. 고대부터 수 세기에 걸친 가장 오래된 증오다. 주체는 시대마다 달랐다. 고대에는 애굽, 아말렉, 바벨론, 페르시아 등에 의해 탄압과 학살이 자행됐다. 중세에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십자군 전쟁과 근대에는 카톨릭과 개신교 30년 전쟁 기점으로 반유대주의는 조직적인 양상을 띠며 전개됐다.
유럽 전역에서 유대인 마을을 약탈하고 학살을 저질러 유럽 전역이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 그들은 이교도 척결, ‘예수 그리스도를 죽인 악마'를 벌한다는 사명감에 불타 대량 학살을 감행했다. 사실, 히틀러만큼이나 독일인 중에 유대민족을 싫어하던 이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종교 개혁을 일으킨 마르틴 루터였다. 많은 유대인이 학살을 피해 동 유럽과 러시아로 이주했다.
현대에 와서는 파시스트 히틀러에 의해 대량학살이 또 다시 반복되었다.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자인 히틀러는 왜 유대인을 학살했을까?
독일 제국은 제1차 세계대전 패배로 도저히 감당 할 수 없는 320억 달러 전쟁 배상금 부채와 1929년 세계 대공항으로 초인플레이션과 대량 실업으로 서민층이 몰락하여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다.
1930년대의 독일에서 5%도 안 되는 유대인이 가진 재산이 독일 총 재산의 90%였다. 1차 세계대전에 패한 독일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독일의 민간은행 절반을 소유하고 있는 유대인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나 유대인들은 이를 외면했다.
히틀러는 유대인 때문에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경제가 붕괴됐다고 판단했다. 제2차 세계 전쟁 중에 나치 당 수장인 히틀러는 우생학 인종주의와 극우 민족주의를 명분으로 유대인 재산을 몰수하고 박해와 학살을 단행했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12년 동안 유럽 전체 유대인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00만 명이 희생됐다.
홀로코스트 참화를 겪고 살아 남은 유럽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은 2차대전 후 미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하여 정착 했다.
박해를 피해 세계에 흩어져 살았던 유대인들은 생존을 위한 땅과 국가가 절실했다. 선조들이 살았던 가나안 땅인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다시 향했다. 이번에는 형제인 이슬람 아랍국의 공공의 적이 됐다. 팔레스타인인과의 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가자(Gaza)는 누구 땅인가? 이스라엘 땅도 팔레스타인인 땅도 아니다. 성서와 역사는 말하고 있다. 같은 형제인 유대인과 아랍인이 함께 살던 땅이다. 테러와 대량학살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가자 지구 분쟁의 해결 실마리는 여기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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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정치 철학자,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