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운전면허 갱신에 관한 정책은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70세 이후 직접 DMV에 가서 필기시험을 치르고 시력검사를 받아야한다.
그런데 근년 들어 이 필기시험에 대한 노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예상문제를 열심히 공부하고 가도 전혀 모르는 문제들이 출제된다든가, 도무지 실제 운전능력과는 관계없는 엉뚱한 문제들이 자주 나와 시니어들을 헷갈리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한인들의 경우 한국어 예상문제를 달달 외우고 응시했는데 예상과 다른 문제들이 나오면 질문에 대한 이해 자체가 어려워 패스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처럼 평생 무결점 운전기록을 보유해온 사람들조차 시험에 떨어지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노년에 치러야하는 필기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는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누구는 온라인 테스트가 가능하고 누구는 안 되는 것도 혼란스러운데, 이에 관해 문의하면 각 지역 DMV마다 조금씩 적용이 다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신체적, 정신적 대응력이 떨어지고, 그 변화가 운전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노인이 운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70대 이후에는 사람마다 노화 정도가 크게 달라서 건강을 잘 지켜온 많은 시니어들은 80대, 90대까지도 안전하고 훌륭한 운전경력을 자랑하며 면허 갱신에 성공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수십년을 문제없이 운전해온 사람들이 노년에 갑자기 치러야하는 운전법규 필기시험은 느닷없는 측면이 있다. 필기시험보다는 오히려 실기인 드라이빙 테스트를 통해 신체기능, 즉 인지력과 판단력, 대응력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실제로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노인보다 20~30대 청년층의 사고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노인 인구가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고 민감하다. DMV가 노인을 차별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시니어 운전면허 갱신에 대해 합리적이고 포괄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각 개인의 편리가 아닌 ‘공공의 안전’이 되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