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종목은 자유형 200m지만 100m에서도 이정표 세워
9월 24일(현지시간)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판잔러와 은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왕하오위,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황선우가 메달을 걸고 서있다 [로이터=사진제공]
한국 수영의 간판인 황선우(20·강원도청)의 주 종목은 자유형 200m다.
롱코스(50m)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딴 메달 2개(2022년 부다페스트 2위, 2023년 후쿠오카 3위)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나왔다.
반면 자유형 100m에서는 한 번도 세계선수권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황선우도 자신이 자유형 200m에서 더 높은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상징적인 종목'인 자유형 100m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는다.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 아시안게임 동메달로 보상받았다.
황선우는 2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04에 레이스를 마쳐 3위를 차지했다.
46초97에 터치패드를 찍은 판잔러(19·중국), 48초02를 기록한 왕하오위(18·중국)에게 밀려 금메달은 놓쳤지만, 박태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시상대에 오른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에서 은메달, 2010년 광저우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3년 뒤에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황선우가 절정의 기량을 유지한다면, 이번에 미완으로 남긴 자유형 100m 우승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는 이미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자유형 100m에서는 아직 '도전자'다.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는 자유형 100m 역대 최고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황선우가 처음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건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자유형 100m였다.
당시 황선우는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당시 아시아 신기록과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세우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로도 1956년 멜버른 대회의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65년 만에 올림픽 이 종목에서 결승에 올랐다. 도쿄 올림픽 결승에서는 5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고교 2학년이던 2020년 11월 18일 48초25로, 박태환이 2014년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에서 작성한 48초42를 6년 만에 9개월 만에 0.17초 단축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황선우는 47초56까지 자신과 한국의 자유형 100m 기록을 단축했다.
2년 넘게 자신의 기록을 넘지 못해 실망감도 느꼈지만, 훈련으로 공허함을 채웠다.
자유형 100m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선수들에게도 높은 벽이다.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2015년 카잔 대회에서 우승한 닝쩌타오(중국), 단 한 명뿐이다.
올림픽에서는 1952년 헬싱키 대회 2위 히로스 스즈키(일본) 이후 시상대에 오른 선수가 없다.
하지만, 판잔러가 2022년 부다페스트와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연속해서 4위에 오르며 세계 중심부를 향해 나아갔다. 이날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47초대 벽을 넘었다. 동시에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종전 카일 차머스의 47초15)을 작성했다.
라이벌 판잔러의 역영은 황선우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는 신체 조건 때문에 아시아 선수가 미국, 호주, 유럽 선수들을 넘어서기 더 어려운 종목"이라면서 "판잔러가 좋은 기록을 내면서 나도 자극받았다. 내 기록을 경신하면, 세계 무대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라며 다시 힘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