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핵무기 개발 추진’ 의심
▶ 트럼프의 이란핵합의 파기 후 결국 우라늄 고농축
▶ “핵폭탄 9개분 비축”…재협상 교착 속 이스라엘에 폭격당해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핵 시설과 과학자 등 핵 프로그램을 목표로 삼았다.
중동 지역에서 최대 적대국인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13일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은 현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친(親)서방 군주 샤가 통치했던 1957년 미국의 주도로 시작됐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샤가 축출되자 미국은 지원을 철회했지만, 이란은 자체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이어 나갔다.
국내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발전시킨다는 것이 이란의 주장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란이 물밑에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타도 대상으로 선언한 이스라엘과 미국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할 억제력으로 핵무기 역량에 집착한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내부적으로 민족 자긍심을 고취해 정권에 대한 지지도를 높이고 군사강국으로 중동 내 세력을 확장하는 데 핵 프로그램이 유용하다는 분석도 있다.
2000년대 초 국제 사찰단은 이란 나탄즈의 핵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의 흔적을 발견했다.
원자력 발전소는 3.5~5% 수준으로 농축되는 우라늄을 사용하지만, 핵무기용으로는 90% 수준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이란은 일시적으로 농축을 중단했지만, 2006년 농축을 재개했다.
이후 국제사회는 이란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은 2015년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타결했다.
이란의 핵개발 중단과 경제제재 일부 해제가 골자인 JCPOA에 따르면 이란은 3.67%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자 이란은 경제제재 복원에 맞춰 우라늄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왔다.
그 과정에서 이란은 60%까지 우라늄을 농축했는데, 이는 단기간에 핵폭탄 용으로 추가 농축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 전문기관은 이란 원심분리기의 성능은 2주 이내에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408kg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추가 농축 시 핵폭탄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은 이 같은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해왔다.
미국 주도의 국제제재가 해제된다면 고농축 우라늄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해선 양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자국 내에서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 등 핵 시설을 목표로 대규모 공격을 단행했다.
다만 이란은 군사 공격에 대비해 핵 시설에 대한 방비를 강화했고, 일부 시설은 산악 지역의 지하에 건설했다.
미국이 강력한 재래식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지원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