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 차원에서 준비, 노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 한인 교계 2세대 담임목사 체재 순조롭게 진행 중
목사 나이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후임 목사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주류 개신교 목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미국 개신교 목사의 평균 나이가 50대 중반에 다다랐다. 은퇴를 고려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후임 목사 발굴 준비를 더 늦출 수 없는 나이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대부분 교회와 목사들이 앞으로 교회를 책임질 젊은 후임 목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계 여론조사기관 바나그룹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목사 중 40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16%에 불과했고 전체 개신교 목사의 평균 나이는 52세였다. 대부분 목사가 이제 서서히 은퇴를 준비할 나이에 접어들었고 후임 목사를 찾아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사가 크게 늘었다.
바나그룹이 지난해 9월 개신교 담임목사 5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목사가 되기 원하는 성숙한 젊은 교인을 발굴하는 일이 어렵다’라고 답한 목사는 75%로 2015년 조사 때의 69%에 비해 약 6%포인트 증가했다. 미래 교계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 우려한다는 목사도 7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 목사가 앞으로 17년 이내에 은퇴를 계획하고 있고 이중 약 25%는 7년 안에 은퇴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후임 목사 발굴에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바나그룹은 성공적인 담임 목사 교체를 위해서 교회 내 투명한 논의, 교회 직원 간의 화합, 교회 지도자와 교인 간 일체감 등의 세 가지 요소를 꼽았다. 데이빗 키나맨 바나그룹 CEO는 “특히 교회 리더십과 회중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리더십 교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리더십 교체를 준비하는 담임 목사가 느끼는 교회 현실은 달랐다. 약 54%에 달하는 담임 목사들은 ‘교회가 차세대 지도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두지 않고 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담임 목사 5명 중 4명 (79%)는 ‘교회가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반면 개인적으로 후임 목사 발굴을 중요하게 여기는 목사는 많아 교회 차원의 생각과 괴리감을 보였다. 담임 목사 중 약 38%는 차세대 지도자 육성 과정을 개발하는 것이 개인적인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고 약 40%는 후임 목사 발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다른 목회 과제로 인해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을 설명했다.
한편 남가주 한인 교계는 지난해부터 신구세대 목사의 평화로운 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한인 이민 1세대 교회의 성장을 이끌었던 담임 목사가 고령에 접어들면서 젊은 세대 목사 또는 영어권 2세 목회가 가능한 목사에게 담임 목사직을 이양하는 교회들이다. 교회 중에는 30년 이상 담임 목사직이 유지된 교회도 있고 남가주 한인 교계를 대표하는 이민 1세대 교회도 포함됐다.
사우스 패서디나의 평강교회가 지난해 초 42년간 담임목사직을 맡았던 이상기 1대 담임목사는 원로 목사로 추대됐고 2대 목사에 송금관 목사가 취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남가주 대표적 한인 이민교회 중 한 곳인 충현선교교회에서도 신임 담임목사 취임식이 열렸다. 2002년부터 20년간 담임목사로 사역한 민종기 2대 담임목사 역시 원로 목사로 추대되고 3대 담임목사에 국윤권 목사가 취임했다.
지난해 10월 세리토스 지역 대표적인 한인교회인 생수의 강 선교교회에도 새 담임목사가 부임했다. 3대 담임목사를 역임한 안동주 목사가 이임하고 4대 담임목사에 최형규 목사가 취임했다.
지난해 창립 35주년을 맞은 부에나파크 한빛교회에서도 평화로운 담임목사 교체식이 이뤄졌다. 지난해 9월 교회를 개척한 차광일 1대 담임목사가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고 류성창 목사가 2대 담임목사직을 이어받았다.
LA 한인타운 1세대 한인 교회 중 하나인 올림픽장로교회는 2021년 말 젊은 담임목사를 새로 맞이했다. 1992년 교회를 설립한 정장수 초대 담임목사가 물러나고 당시 30대 후반이었던 이수호 목사가 2대 담임목사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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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