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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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문 중 시민권자와의 결혼

2023-09-04 (월) 전종준 /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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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온라인 소개팅 인기가 대단하다. 미국 시민권자인 갑돌이도 온라인 소개팅으로 한국에 있는 갑순이를 알게 되었다. 두사람은 서로 마음이 맞는다면서 정식으로 만나서 연애하기로 하고 갑돌이가 한국을 방문하였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직접 만난 두 사람은 데이트를 하면서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갑돌이가 미국으로 돌아온 뒤, 이번에는 갑순이가 미국을 무비자로 방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주위에서 결혼은 빨리하면 할수록 좋다며 결혼을 권유했다. 두 사람은 한국식 ‘빨리 빨리’에 따라 갑순이가 미국 온 지 2주일 만에 법원에 가서 혼인신고를 올렸다. 갑돌이는 갑순이 영주권 신청을 위해 인터넷과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미국 입국 후 곧바로 영주권 신청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정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영어권인 갑돌이는 자신이 혼자서 갑순이 영주권 수속을 해 보려고 하다가 예상하지 못한 이민법 문제에 봉착해서 필자를 찾아왔다.

필자는 먼저 갑돌이에게 “빨리 빨리”가 오히려 “사람 잡은 꼴이 되었다”고 이해하기 쉽게 이민법 상의 문제점을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이민법 상 ‘90일 규정(The 90-Day Rule)’이란 것이 있다. 비이민 비자로 미국 입국 후 90일 안에 비이민 비자의 목적에 위반에 해당되는 행위를 할 경우 ‘의도적 거짓 진술 추정(Presumption of Willful Misrepresentation)’을 하게 된다. 따라서 갑순이가 미국 입국 후 90일 이내에 혼인 신고하고 영주권 신청을 하는 것은 ‘의도적 거짓 진술의 추정’으로 인해 이민법 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즉, 미국 방문 목적은 관광이나 친지 방문 등인데, 그 목적과 관계없는 혼인 신고를 통한 영주권 신청을 하려는 것은 미국에서 장기 체류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이민 비자를 이용하여 계획적으로 입국한 것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일명 ‘사전 의도(Pre-conceived Intent)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법칙에는 예외가 있듯이, 90일 규정에도 예외가 있다. 시민권자의 직계가족인 시민권자의 배우자, 부모, 그리고 21세 미만 미혼자녀는 일반적으로 90일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갑순이가 미국 입국 전에 영주권을 신청할 의도가 사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90일 규정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90일 예외 규정에도 불구하고 갑순이는 여전히 영주권 신청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이민국에서는 갑순이가 미국 비이민 비자나 ESTA 를 신청 할 때, ‘거짓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영주권 인터뷰를 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다를수 있지만, 미국 입국 전의 거짓 진술이 아니라 비이민 비자 신청 전에 이미 거짓 진술로 인해 영주권을 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의 (703)914-1155

<전종준 / 변호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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