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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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밑에 앉아서

2023-08-30 (수) 성기민 두란노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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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 영글어 가는 들에
푸른 아침이 산들바람과 함께 옵니다
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웠었나
보고 또 보았던 찬찬함에 고개 숙여집니다

아카시아 꽃 향기가
내 품에서 간지럽힐 때
동구밖 미루나무 꼭대기에 터 잡은 까치
손님오신다 까악 까악 전하네요
빨강 노랑 보라색
사랑으로 빚어놓은
손님맞이 다과 한상 차리고나니
어항속 물고기 하늘 보고 싶다고
햇빛 속 구름떼를 휘저어 반긴다

풀밭 위로 가만 가만 거닐 때
뛰는 방아깨비 나는 잠자리
먹잇감 많다고 새들이 모여오는 곳
나와 함께 짖어보는 공생들
하찮은 삶은 없는 것이다
자연의 그늘 속으로 걸어갑니다

<성기민 두란노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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