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너스 1천800만 달러의 주인공 매킬로이 4위·셰플러 6위에 올라
▶ 김주형·김시우 20위, 임성재 24위
호블란이 투어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2022-2023시즌 페덱스컵 챔피언에 올랐다.
호블란은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천346야드)에서 열린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로 7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7언더파 261타를 기록한 호블란은 2위 잰더 쇼플리(미국)를 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해 시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챔피언에게 주는 보너스 1천800만 달러(약 238억5천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투어 챔피언십은 시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30명만 출전하는 시즌 최종전으로, 이 대회 우승자는 시즌 페덱스컵 챔피언이 된다.
대회 우승자와 페덱스컵 챔피언을 일치하게 하고자 BMW 챔피언십까지의 순위에 따라 ‘보너스 타수’가 적용돼 선수들이 대회를 시작하는 타수가 다르다. 페덱스컵 랭킹 1위는 10언더파에서 1라운드를 시작하고, 2위는 8언더파에서 출발하는 방식이다.
호블란은 BMW 챔피언십까지 페덱스컵 2위를 달려 8언더파에서 이번 대회를 시작, 나흘 동안 19타를 줄였다. 1, 2라운드 공동 선두로 나선 뒤 3라운드 4타를 줄이면서 2위 쇼플리에게 6타 앞선 단독 선두가 됐고, 마지막 날에도 지켜냈다.
1997년 9월생으로 다음달 만 26세가 되는 호블란은 2019-2020시즌 PGA 투어에 데뷔, 4년 차에 처음 플레이오프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2020년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노르웨이 선수로는 사상 첫 PGA 투어 대회 우승자 타이틀을 얻었던 호블란은 노르웨이 최초의 PGA 투어 페덱스컵 챔피언으로도 이름을 남겼다.
호블란은 지난주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르며 통산 6승째를 기록했다.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포함해 올해에만 3승을 수확한 그는 세계랭킹을 4위로 지난주보다 한 계단 끌어 올렸다.
악천후로 1시간 50분 정도 지연된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호블란은 1번 홀(파4) 5m 가까운 버디 퍼트를 떨어뜨린 데 이어 4∼6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이어갔다. 함께 경기한 쇼플리는 전반 5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5타 차가 됐다.
후반 들어 호블란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쇼플리가 11∼12번 홀 버디를 솎아내며 3타 차로 좁혀 승부를 한층 치열하게 만들기도 했다. 호블란은 14번 홀(파4)에서 파 퍼트가 7m 넘게 남아 위기에 몰렸으나 쇼플리가 먼저 파로 마무리한 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파를 지켜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음 홀(파3)에서는 쇼플리가 호블란보다 더 짧은 약 4.5m의 버디 기회를 맞이했으나 퍼트가 짧아 파에 그치며 호블란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16번 홀(파4)에서도 쇼플리의 버디 퍼트가 약했던 반면, 호블란은 버디를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호블란은 17번(파4), 18번 홀(파5) 모두 버디로 완벽하게 자축했다.
호블란은 “이번 시즌 많은 걸음을 내디딘 것 같다. 더 많은 메이저 대회에 도전했고, 미국 땅에서 우승했으며, 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며 “지난 2주 동안 내 최고의 골프를 치며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비현실적이다”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오늘 시작하기 전엔 많은 파를 기록하며 쇼플리가 따라오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쇼플리가 일찍부터 쫓아와 내 계획을 조금 바꿔야 했다”며 “쇼플리가 오늘 한 것은 매우 특별했고, 내 예상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줬다”고 덧붙였다.
쇼플리는 챔피언까진 한 발이 모자랐으나 2019, 2020년 이 대회 준우승, 2021년 공동 5위, 지난해 4위에 이어 이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날 쇼플리는 보기 없이 8타나 줄였다. 2위 보너스 금액은 650만 달러다.
윈덤 클라크(미국)가 3위(16언더파), 지난 시즌 페덱스컵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4위(14언더파),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가 5위(13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달렸던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지난 시즌에 이어 최종전에서 1위를 지키지 못한 채 공동 6위(11언더파)에 자리했다.
김주형과 김시우는 최종합계 6언더파를 기록해 공동 20위에 올랐고, 임성재는 24위(3언더파)로 마쳤다. 김주형은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페덱스컵 16위, 임성재는 17위, 김시우는 20위로 각기 2언더파를 안고 이번 대회를 시작한 바 있다.
김주형과 김시우는 보너스 상금 62만 달러, 임성재는 56만5천달러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선 최하위인 공동 29위 테일러 무어(미국), 에밀리아노 그리요(이상 6오버파)도 보너스 50만5천달러를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