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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더 발굴할 수 있다

2023-08-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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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한인들에게 그리 친숙하지 않은 뉴멕시코주의 한 도시에서 한인 이민 선조들의 발자취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멕시코 국경에서 50여 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외딴 도시 린콘(Rincon)에 ‘코리아 스트릿’과 ‘코리아 스쿨’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자동차 여행 중에 이를 발견한 진재만 애리조나주 피닉스 한인회장에 따르면 이곳에 스페인어 철자법을 딴 코리아(Corea) 스트릿과 지금은 폐교된 코리아 스쿨이 있다는 점이 이 지역에서 한인 이민 선조들이 철도 노동자로 일했으며 집단 주거지를 이루고 살았음을 추정할 수 있게 한다. 이 지역이 1900년대 초기 철도 노선이 지나던 중심지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인 이민사 초기 하와이에서 미 본토로 건너온 이민 선조들이 정착지들로 남가주의 리버사이드나 중가주의 리들리, 그리고 북가주의 샌프란시스코 등이 알려져 있지만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멕시코 국경에 가까운 뉴멕시코주까지 정착해 거주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물론 이들에 대한 공식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초창기 한인 이민자들 중 일부가 콜로라도와 유타주 등으로 흩어져 철도 노동자로 일했다는 기록이 있음을 감안하면 뉴멕시코주에도 한인 초기 이민자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미주 한인 이민사에 새로운 기록이 쓰여질 수도 있는 중요한 발견인 것이다.

한국 보훈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미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는 캘리포니아 지역 35곳을 포함 미 전역에 159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구와 발굴을 제대로 하면 뉴멕시코의 한인 이민 선조들도 척박한 환경 속에서 독립 자금을 모으고 독립운동에 기여한 흔적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침 보훈부는 한국 정부가 매입한 LA의 USC 인근 흥사단 옛 본부 건물에 대한 복원 청사진을 공개하며 미국 내 한인 역사 유산을 보존하고 발굴, 연구하는 본산으로 직접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아직까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뉴멕시코 이민 선조들의 발자취를 발굴하고 기록으로 보존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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