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가 중앙분리대 ‘웰컴’ 표지판 2개
▶ 부서지고 불법낙서, 당국 신고 받고도 외면

LA 한인타운 올림픽가 중앙분리대에 설치된 타운 상징 조형물이 파손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한형석 기자]
LA 한인타운의 대동맥이자 중심 도로인 올림픽 블러버드의 중앙 분리대를 따라 설치돼 있는 한인타운 상징 조형물들이 밴덜리즘이나 사고로 파손된 채 오랜 기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어 한인 주민들과 방문자들의 시정 여론이 거세다.
이와 관련해서 LA 한인타운 중심부를 관할하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에는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하는 한인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인 케이티 서(51)씨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에 접수한 민원에서 “이 곳이 한인타운임을 알려주는 상징물 중 하나인데 파손돼 방치돼 있는 모습이 매우 보기 불편하다. 출근길에 거의 매일 보는 광경인데 왜 아무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니스 이(50)씨는 “친구가 근처에 살고 저도 한인타운에 살기 때문에 자주 볼 수 밖에 없는데 흉물스럽다. 한인타운에 의미있는 조형물인데 이렇게 방치돼 있어도 되나 싶다. 오래 전에 한인단체에도 민원을 넣은 적이 있었는데 현재까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크리스틴 이(51)씨도 “빨리 고치겠지 했는데 벌써 해가 바뀌었다. 한인타운 상징물이 많지 않은데 파손된 채 놓여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다”고 신속한 보수를 요구했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의 마크 이 의장은 이번 회기 주민의회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가운데 벌써 해당 조형물에 대한 민원이 20여건 접수됐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주민의회 정기회의에서 이 조형물에 대한 시정부의 조치를 공식 요청하자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마크 이 의장은 덧붙였다.
한인타운 한복판 진입을 환영하며 ‘WELCOME’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해당 조형물은 올림픽 블러버드 선상에 2개가 있다. LA시가 지난 2011년 올림픽 길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했다. 세라노 애비뉴와 호바트 블러바드 사이 중앙분리대에 하나, 켄모어 애비뉴와 듀이 애비뉴 사이 중앙분리대에 하나가 각각 있는데 두 곳 모두 현재 파손된 상태다. 낙서까지 되어 있는 상태로, 둘 중 한 곳은 2020년 파손돼 방치된 지 벌써 3년째다.
이에 대해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10지구 시의원 사무실에 문의했지만 24일 현재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시의원 공석 등의 문제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팬데믹 비상사태도 해제됐고 시의원이 임명된 지 수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여전히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인타운 상징 조형물 자체가 관리가 힘들고 까다로운 구조여서 파손 등에 대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시정부 관계자는 해당 조형물을 재건에 수만불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보호막 없이 도로 한복판 중앙분리대에 놓여있는 탓에 차량 충돌로 인한 파손이 쉬워 효용성 문제가 제기된 적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조형물은 2011년 세워진 후 몇차례 파손됐었다. 앞서 이러한 이유로 철거된 조형물도 있다. 올림픽과 아드모어 애비뉴 교차로 인근 중앙분리대에 위치한 ‘KOREATOWN’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원형 모양의 상징 조형물도 수차례 파손이 반복된 후 결국 2019년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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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