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는 판다의 개체 중의 한 마리이다. 판다는 중국 쓰찬성 지방과 티베트의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포유동물이다. 판다의 특징은 큰 덩치, 귀와 눈 주위의 검은 반점으로 식육목에 속하지만, 식사의 99%는 대나무이다. 판다는 멸종 위기종으로 2007년 중국과 27개 국가에서 239 마리가 사육되었으며, 현재는 약 3,000여 마리 정도가 생존하고 있다.
판다의 희귀성을 감안해서 중국정부는 판다를 외국에 4년 계약 사육조건으로 임대해주고 있다. 4년이 지나면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판다 성체의 키는 1.2-1.8 미터이며, 체중은 평균 120kg 정도 된다. 신기한 것은 큰 덩치에 비해서 갓 태어난 새끼의 체중은 110-200g이며, 몸의 길이는 15-17cm에 불과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와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 사이에서 이루어진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한국의 용인 자연농원에서 2020년 8월에 판다 새끼인 푸바오가 한국의 판다 사육사상 처음으로 태어났다. 한중 양국에서 큰 경사가 난 것이다. 푸바오는 어미인 아이바오와 아빠인 러바오 사이에서 두 번의 임신을 실패하고 세 번째 임신에서 가까스로 운 좋게 임신이 되어 태어났다.
푸바오가 태어났지만, 푸바오를 건강하게 보육시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판다의 습성상 어미가 아기를 잘 돌보지 않거나 팽개쳐 아기를 죽게 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또한 아기가 위기에 처할 때면 사육사가 아기를 어미로부터 분리시켜 인큐베이터에 넣어서 키워야하는데, 대부분의 어미들은 사육사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를 잘아는 할아버지는 어미인 아이바오를 어릴 때부터 손수 키워서 상호 교감이 강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아이바오에게 접근했다. 그러자 이변이 일어났다. 아이바오가 새끼 푸바오를 안고 와서 할아버지에게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은 할아버지와 아이바오가 서로 얼마나 사랑하고 신뢰했는지, 믿음을 보여준 교감의 결과였다. 2022년 9월에 푸바오는 아이바오로부터 독립했다. 판다의 동물적 습성을 지켜주고 철저한 독립생활을 교육시키기 위해서였다.
푸바오는 머리가 좋다. 자기가 요구하는 것을 사람에게 행동으로 표현한다. 배가 고프거나 간식이 먹고 싶으면 소리를 지르며 때굴때굴 구르거나 심어놓은 나무뿌리 근처의 땅을 판다. 푸바오가 독방으로 이사한 후 할아버지는 푸바오를 안아주고 함께 장난치며 놀아주고 싶었지만, 창살 밖에서 푸바오의 손을 만지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1년 후에는 푸바오를 중국동물원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친손자처럼 극진한 사랑으로 키운 푸바오와 이별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 할아버지는 떠나기 전에 가까이에서 푸바오 곁에 더 있고 싶어서 철창 밖에 야전 침대를 마련해놓고 손을 꼭 잡고 정다운 이야기를 나눈다. 할아버지는 이별이 안쓰러워 매일 눈물로 세월을 보낸다.
푸바오와 할아버지의 눈물겨운 사랑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수백만의 중국 사람들이 중국동물협회에 푸바오를 한국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1970년대 중국은 외교적 일환으로 미국과 일본에 판다를 빌려줌으로써 최초로 서구와 문화적 교류를 맺었다. 이것을 일컬어 ‘판다 외교’라는 외교적 언어가 탄생했다. 푸바오와 할아버지의 사랑이 한중간의 서먹한 관계를 녹일 따뜻한 교량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푸바오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참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고통을 받는다. 사랑은 사랑하는 모든 상대방을 이별로 슬프게 하고 상처를 받게 한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하면 할수록 그 고통도 더욱 커진다. 왜냐하면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할 시간과 사람이 이미 떠나고 이 세상에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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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메릴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