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인디애나 존스와 운명의 다이얼’(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 ★★★ (5개 만점)
▶ 컴퓨터 특수효과를 지나치게 남용, 액션들이 만화 처럼 사실감도 부족
인디애나 존스와 헬레나(오른 쪽)는 운명의 다이얼을 찾아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4편이 만들어진 것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이 영화로 은퇴하는 줄 알았던 대학교수이자 고고학자요 모험가인 인디(인디애나의 애칭)가 스크린에 컴백한 시리즈 제 5편인데 한 마디로 말해 재미없다.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감독은 스필버그가 아니라 제임스 맨골드인데 스필버그의 신선하고 동심에 젖게 만들며 요란한 액션에 엉덩이가 들썩거리던 흥분감이나 감정적 향수감이란 느낄 수가 없는 나태한 영화다.
새로운 멋이 없이 종전의 ‘인디’ 시리즈들을 재탕해 짜깁기한 것처럼 보이는데 플롯은 중구난방 식이요 시끄럽기 짝이 없는 액션들은 스릴감이 결여됐다. 컴퓨터 특수효과를 지나치게 남용해 액션들이 마치 만화를 보는 것처럼 사실감이 전연 느껴지지 않는다. 어디서 많이 본 영화를 다시 보는 것 같은데 상영시간도 너무 길어(154분) 보자니 피곤하다.
8순의 해리슨 포드가 육해공을 누비고 다니면서 치고받고 쫓고 쫓기면서 난리법석을 떠는데 피곤하지도 않은가. 이제 인디 노릇 그만 하고 페도라와 가죽 채찍을 박물관에나 기증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서막식으로 2차 대전 말기 나치가 약탈한 물건들을 싫은 달리는 기차에 나치 사냥꾼 인디(컴퓨터로 포드의 얼굴을 젊게 만들었다)가 동료 베이질(토비 존스)과 함께 올라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기차에는 나치 물리학자 폴러(매즈 미켈슨)가 타고 있다. 인디와 폴러가 찾는 것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나침반과 같이 생긴 다이얼의 반쪽. ‘안티키테라’라 불리는 이 다이얼은 2,000여 년 전에 그리스의 아키메데스가 고안한 것. 이 것을 찾아 둘로 나누어진 반쪽들을 결합하면 시간여행을 하면서 세상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수가 있다. 여기서 달리는 기차 위에서 인디와 나치가 다투는 액션이 나오는데 특수효과가 지나쳐 오히려 엉성하다.
이어 시간은 1969년으로 바뀐다. 인디가 대학에서 고고학 강의를 하고 있는데 젊은 여자 헬레나(피비 월러-브리지)가 나타난다. 알고 보니 헬레나는 인디의 대녀. 헬레나 역시 다이얼의 반쪽을 찾는데 어떻게 보면 인디의 동료이자 한편으론 라이벌이라고 하겠다.
인디와 헬레나와 마찬가지로 다이얼을 찾는 사람이 미 국립항공우주국에서 일하는 폴러. 폴러는 다이얼을 찾아 나치제국을 재건해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것이 꿈이다. 이 세 사람이 다이얼을 찾아 세계를 누비고 다니면서 액션을 벌인다. 뉴욕과 모로코와 그리스와 시실리를 찾아 쫓고 쫓기는 액션이 번잡스럽다. 땅만으로는 성이 안찬다는 듯이 하늘과 바다에서까지 액션이 일어나는데 인디가 아키메데스를 만나는 장면에선 실소가 터져 나온다. 관람등급 PG-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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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