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 세력들은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냉전적이며 극우적인 발언에 온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우선 두가지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첫번째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정책을 움직여온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이 이뤄지더라도 평화체제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유엔사를 해체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두번째는 한반도 정전선언-전쟁 멈춤에서- 종전선언- 전쟁 끝냄-은 한국정부만이 아니라 미국의 트럼프 정부, 바이든 정부를 포함 역대 정부와 수많은 나라와 단체 개인들이 선언하고 지지하고 추진한 정책이다.
윤석열 대통령 말대로라면 미국 정부와 정상들을 포함한 모든 세력이 ‘반국가단체'인 것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는 7월 27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로부터 70년이 되는 날이다. 1953년 북한군 중국군 유엔군이 함께 체결한 정전협정에는 “3개월 이내에 휴전협정 당사국인 북한군, 중국군, 유엔군 간에 평화협정을 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의무 조항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70년을 지내온 것이다.
박정희 유신시대에도 7.4 공동성명이 남북간 합의를 통해 발표되었고, 그 이후 노태우 정부 시기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채택되었으며, 이를 계승하여 김영삼 정부 시기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발표되었다. 이후 김대중 정부 ‘6.15 남북공동선언,’ 노무현 정부 ‘10.4 선언'등 지난 정부의 노력을 이어 문재인 정부는 ‘9.27 평양선언' 등을 통해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이어왔다.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 모든 나라와 세력들과 대립하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그 끝이 어디인지 심히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월 27일 전세계 교회협의체인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는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 그리고 북측의 미사일 실험과 같은 군사적 대응의 악순환으로 한반도 내 전쟁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음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한국전쟁에 공식적인 종전을 선언하고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를 시급히 취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은 전세계 교단과 교회들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며 극우적 정책을 마구 남발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기본으로 돌아와야 한다.
미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는 2022년 2월 24일 미주지역 22개 협의회장의 명의로 종전선언과 평화법안을 지지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이들 모두도 반국가단체이며 척결해야 할 대상인 것인가?
현 윤석열 정권은 중국과 대만 문제는 “힘에 의한 현상 변화에 절대 반대" 라면서 한반도 정책은 “힘에 의한 안보"를 강조하며 전혀 모순된 입장을 가지고 한반도 전쟁체제로의 완결로 가는 모양새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기본 요건이 종전선언 요구이다.
이를 부정하고 반국가 세력을 운운하는 것은 “평화는 평화로 지킨다"는 기본을 무시하고 국민을 전쟁의 한복판으로 몰아가는 기만적 행위이다.
한국전쟁이 중단된 지 70년, 이제 다시 우리는 슬프고 아픈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 가는 전환점에 서있다. 더이상 전쟁을 빌미로 국민을 기만하며,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언론을 포함한 자신을 동조하지 않는 모든 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가며 독재의 시대로 가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각별한 반성을 촉구한다.
<
이재수 민주평통 상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