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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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2023-07-04 (화) 서윤석 은퇴 의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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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국까국 소리에 아이폰을 여니
희미한 모습들이 어른거린다

그곳이나 이곳이나 뿌연 하늘
무진 마을 안개 속처럼 갇힌 세상
언덕을 올라가는 마을버스가 뿜는
오일이 섞인 검은 연기인지
고비사막의 먼지인지
빙하가 녹아내린 록키산맥의 산불인지
바람 타고 대륙을 달리는 붉은 세력이
피난길 걷는 숨통을 막는다

아파하는 지구촌이 타는 매운 연기 속에서
세월은
낯선 그림을 그려놓고
까국까국 달려간다

<서윤석 은퇴 의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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