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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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더위 토네이도 항공대란… 기후변화의 피해들

2023-06-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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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을 앞둔 미 전국이 악천후로 씨름하고 있다. 중남부 지역이 폭염으로 절절 끓는가 하면 토네이도와 우박이 몰아치기도 하고, 중북부 지역은 캐나다 최악의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항공대란까지 발생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지난달 초 시작된 산불은 현재 거의 500개로 번져 전역을 휩쓸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통제불능 상황이다. 그 여파로 산불연기가 남하하면서 미 중서부가 미세먼지에 뒤덮였다. 시카고,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워싱턴 DC 등 도심은 스카이라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기가 뿌옇고 오염이 심해 현재 11개주에 공기질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 기상대란으로 항공기 결항 및 지연 사태가 계속돼 독립기념일 여행을 앞두고 큰 혼란이 예상된다.

텍사스에서는 2주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화씨 114도를 넘어서는 고온으로 지난 23일에는 빅 벤드 국립공원에서 등산하던 14대 소년과 31세 아버지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살인적인 더위는 다음 주 후반께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지역으로 확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 중남부와 동남부에서도 수주째 열돔 현상으로 수천만 명이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토네이도와 우박 피해도 치명적이다. 22일 텍사스주에 강력한 토네이도와 함께 테니스공보다 큰 우박이 쏟아지면서 최소 4명이 숨졌고, 25일에는 인디애나주에 토네이도가 덮쳐 1명이 숨지고 주택과 상가 75채가 무너졌다.

이처럼 코앞에서 겪고 있는 기후변화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화석연료 사용은 증가추세다. 26일 세계에너지통계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화석연료 소비량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82%를 차지하는데 지난해 전년 대비 1% 증가했고 글로벌 석탄 생산량은 7%나 증가했다.

화석연료가 계속 지배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기는커녕 갈수록 늘어나고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재난은 갈수록 악화된다. 뻔한 결과를 눈앞에서 보면서도 ‘고장난 열차’를 멈추지 못하는 인류의 한계에 무력감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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