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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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중함

2023-06-27 (화) 문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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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는 사업의 잠시 실패를 비관해 한번뿐인 생을 스스로 거두어들이는 경우를 보았다.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던가 아니면 어느 누구와도 말 한마디 대화를 나누었던들 그런 비극적인 일은 발생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학계에선 많은 의료인들이 엄청난 재원을 이용해 연구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선 국가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그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의 생명을 대량 희생시키고들 있는가. 또 살았더라도 불구가 된 청년들이 그 얼마나 많은가. 한 명의 생명을 희생시킬 땐 극악무도한 범죄자로,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는 전쟁 도발자들, 침략자건 전쟁상인들이건 이들은 어느새 영웅으로, 애국자로, 둔감되고 있는 세상이다.

불가에서는 인간은 물론 모든 생명체에 대한 학대와 살생을 금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들 대부분은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 산골 스님은 정원 일을 기쁘게 하시면서 바람소리, 새소리, 물 흐른 소리들과 풀나무, 잡초자라는 소리들을 들으며 생명의 약동치는 모습에 시간가는 줄 모르신다고 한다. 어떤 것이든 생명이 있으며 이곳에 나와 생존하는 “이유”가 반드시 있을 것이기에 함부로 대하고 꺾고 죽여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 불가의 믿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느 날 우연히 자그마한 패티오(patio) 정원에 화분에 핀 아름답던 노란 장미의 큰 줄기가 비스듬히 휘어 꺾어지기 직전인 것을 발견하곤 자그만한 작대기를 구해 소위, ‘기브스’(Splint)를 해주었는데 며칠 후 보니 싱싱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흐뭇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어느 날은 뒷뜰에 나갔더니 우리들이 낚시밥으로 흔히 사용하는 지렁이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금방 어떻게 처치해버렸을 터이지만 그날따라 조심스레 집어 풀 속으로 던져주며 “잘가라” 까지 작별인사까지 해주었다. 산책 중 만나는 달팽이도 마찬가지. 힘들게 사람 산책길을 침범(?)한 그 녀석을 피해가던가 집어 숲속으로 옮겨주는 것을 그도 감사하게 여길는지? 덕담이라도 한마디 부탁해요, 달팽이 친구여!
생명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기계 종류도 마찬가지. 내게는 2002년도 160,000마일 된 SUV자동차가 있는데 참으로 고맙기 그지없는 차이다. 거의 폐차 이야기까지 나온 차임에도 우리식구들의 대륙횡단 여행을 끄떡없이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는 누구도 선뜻 사가려 하지 않는 판국에 또 다른 차의 충돌사고로 수리하던 중 발이 묶여 있을 때 효자노릇하며 우리들 여기저기를 아무 문제없이 데려다 준 효자다.

전에 살던 집 차고에 주차시킬 수 없어 집밖에 주차하니 금방 때가 꾀죄죄 끼곤 해 세차하며 미안한 생각이 들곤 했으나 새집으로 이사해서 차고가 넉넉해 차고 안에 주차를 할 수 있어 그동안 효자 차를 홀대하던 마음이 그렇게 편해질 수 없어 정말 기뻤다. 생명은 없으나 차와 20여년 정이 들어 마치 생명체와 함께 대화하며 그동안 동고동락해온 것 같다. 여기 최근 한국일보에 실린 미군 최고영예인, ‘의회 명예메달’과 해병대 최고훈장을 받은 반전주의자 버틀러 장군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론,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의 전시 수입이 참호 속 군인들의 봉급보다 많지 않도록 묶자”라는 제안이다. 참상은 국민들 몫, 수혜는 정치인과 전쟁상인들. 이게 말이 됩니까. 이렇게 우주 만물들이 서로 배려하고 기쁜 마음으로 공존하려는 마음가짐이면 아마도 이 세상은 천국 바로 이것이리라.

<문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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