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기능적’ 교회 권력 집단에 목사 해임 많아

2023-06-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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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임 이유 밝히지 않고 교인도 침묵으로 일관

▶ 교인들과 작별 인사도 못 하고 떠나는 경우도

‘역기능적’ 교회 권력 집단에 목사 해임 많아

‘역기능적’ 교회는 교회 내 배후 권력 집단이 불분명한 이유로 목사 해임을 주도하는 특징을 보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없음. [로이터]

교인과 목사 간의 불화로 목사가 해임됐다는 소식을 간혹 접하게 된다. 분명한 잘못을 저지른 목사가 해임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목사의 잘못이 불분명한데도 단지 일부 교인과의 마찰로 인해 목사가 교회를 떠나는 경우는 분명히 교회에 문제가 있다. 교회 정보 사이트 ‘교회가 답한다’(Church Answers)가 부당하게 목사를 해임하는‘역기능적’ 교회의 특징을 분석했다.

▲ 배후 권력 집단이 있다

목사는 하나님의 기름을 부은 받은 직분으로 교회 내 특정 인물이나 권력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 배후 권력 집단이 교회 이사회나 주요 위원회 소속되어 목사의 해임을 주도하며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 해임 이유가 알려지지 않는다

목사 해임 이유를 교인에게 공개해야 할 때가 있고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역기능적 교회는 목사의 해임 이유가 불분명하고 교인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목사가 교인과 불륜을 일으킨 경우 목사와 교인의 어린 자녀나 가족을 위해서 해임 이유를 굳이 공개적으로 알릴 필요가 없다.

▲ 목사에게 침묵의 대가가 지급된다

목사에게 해임에 대한 이유를 교인에게 밝히지 않는 대가로 퇴직금 등의 보상을 제공하는 교회도 있다. 일부 목사는 교회 측과의 불필요한 소송을 피하고 가족에게 돌아갈 피해를 막기 위해 교회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일부 역기능적 교회는 보상이 아닌 위협으로 목사의 해임을 강행하기도 한다. 배후 권력 집단이 목사나 목사 가족의 약점을 들춰내겠다고 협박하며 목사에게 사임을 종용하는 교회다.

▲ 교인에게 작별도 못 한 채 해임

목사가 교인들에게 작별 인사도 못 하고 해임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다. 작별 인사의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부정적인 언급은 일절 하지 못하도록 지시받는다. 해임되는 목사와 교인 간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목사를 사무실까지 대동해 짐을 챙기도록 하는 교회까지 있다.

▲ 침묵으로 일관하는 교인

역기능적 교회에서는 교인들이 목사 해임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할 때가 많다. 교회 내에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배후 권력 집단이 두려워서다. 일종의 회피인 셈이다. 이런 경우 해임되는 목사는 해임되는 것보다 믿었던 교인의 회피에 더 큰 상처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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