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북 ‘우륵 심포니’ 공연 현지 탈북민 항의시위
▶ 인권단체 등 ‘핵 규탄’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한 매체가 미주 한인들이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북한을 찬양하는 사이버 여론전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되는 등 미주 한인사회 내 친북 활동 움직임이 드러나 충격을 준 가운데(본보 3월14일자 보도) 이번에는 미국의 중심 뉴욕 한복판에서 친북 성향 교향악단 공연이 열려 탈북민과 현지 한인들이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공연은 뉴욕 맨해턴 카우프먼뮤직센터 머킨홀에서 ‘우륵 심포니 오케스트라’ (우륵교향악단)가 ‘꽃피는 4월의 봄’이라는 주제로 연 128차 콘서트다.
친북 성향 재미 음악인 리준무(미국명 크리스토퍼 리)씨가 이끄는 우륵 심포니는 매년 2∼3회 머킨홀에서 정기 공연을 하면서 클래식 음악 사이에 북한 찬양 음악을 슬쩍 끼워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리 공개된 이날 레퍼토리는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라 트라비아타’의 ‘아리아’ 등 잘 알려진 클래식 명곡들이지만, 이번에도 중간에 친북 성향 음악을 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지난 2016년 9월 공연에서 ‘발걸음’ 등 북한 노래 3곡을 끼워넣은 사실은 월스트릿저널(WSJ) 등 현지 유력지에서도 크게 기사화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125차 콘서트에서는‘ 2월은 봄입니다’ ‘, 내 고향의 정든 집’ 등 북한곡과 외국곡을 연주했다고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공개적으로 전했다.
이 교향악단 공연의 경우 주유엔 북한대표부 인사들뿐 아니라 팬데믹 이전까지는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하는 북한 외무상 등 고위급 인사도 대부분 직접 방청해왔다. 오는 15일 북한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기념해 열린 것으로 보이는 이날 콘서트에도 주유엔 북한대표부 인사들이 일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김성 대사도 방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매년 몇 차례씩 되풀이되는 친북음악회에 반발하는 항의 시위도 공연장 바로 앞에서 열렸다.
국제탈북민인권연대 마영애 대표 주도로 뉴욕 재향군인회, 뉴욕·뉴저지 베트남 참전 유공자 전우회, 구국동지회, 이승만·박정희 기념회 등 50명 이상이 카우프먼뮤직센터 앞에서 “대한민국에 미친 핵도발을 자행하는 김정은 정권을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시위대는 “미사일 광신자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로!” , “리틀 로켓맨의 범죄를 위한 심판의 시간!”“, 미사일을 쏘는 동안 주민들은 굶주린다” 등의 피켓과 태극기, 성조기를 들고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마씨는 “인권 초강대국인 미국에서 아직도 북한 찬양 연주회가 열린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며 “공연장에 들어가려는 미국인들에게 ‘북한 찬양 음악회’라고 알려주니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