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시티칼리지서 한국어로 직업교육”

2023-04-04 (화)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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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자 대상 모국어 수업 LACC 등서 확대해 인기

▶ 비영어 교육 관심 높아져

남가주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꾸준히 감소하는 대학 등록률을 반등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한국어 등 각 나라 언어로 진행되는 직업교육 수업을 증가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LA시티칼리지(LACC)는 최근 한국어를 포함해 스페인어, 러시아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확대했다. 이스트 할리웃에 위치한 해당 캠퍼스는 올 봄학기에 관련 수업을 63개로 늘렸는데,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LA시티칼리지에서는 준학사 학위를 취득할 때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 과목들, 즉 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직업교육이나 검정고시 준비 수업에서만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신문은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성인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직업 교육을 제공함에 따라 이민자들이 취업 기회를 넓히고, 지역사회에 소속됐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1980년대 미국에서는 ‘영어 전용 운동’(English-only movement)이 일어나 정부의 공식 행사에서는 영어만 사용돼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다. 지지자들은 영어가 스페인어에 대체될 것을 우려하며 공식 장소에서는 영어만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K-12 공립학교 이중 언어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비영어 교육에 대한 교육계의 관점이 바뀌고 있다.

베이커스필드에서 거주하는 한인 조영숙씨는 매주 한 번씩 LA시티칼리지에 ‘가정 지원’(in-home support) 수업을 듣기 위해 방문한다. 조씨는 “제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듣기는 어렵다”며 “한인 교회 친구들로부터 한국어 수업을 추천 받았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해온 헬렌 장 교수는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로 수업을 들으면서 자신감을 키웠다”며 “한국어 수업을 들으며 이민자들이 정신적으로도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LA시티칼리지에서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여러 한인 친구들을 만났다고 말한 한인 최모(76)씨는 “노년에 함께 여행을 다니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난 점이 가장 기쁘다”며 “최근에는 친구들과 음악 콘서트도 다녀왔고, 조만간 여행도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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