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감 상실하며 소명의식에 대한 회의감도 커져
▶ 팬데믹 거치면서 젊은 목사일수록 더욱 심해져
목사의 직업 만족도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어느 직업이든 만족감을 느껴야 오래 종사할 수 있고 결국에는 성공하게 된다. 직업으로 분류한 목사도 마찬가지다. 목사직을 수행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때 교인의 믿음은 물론 교회 성장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사가 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목사로서의 자신감마저 상실한 목사가 많아져 교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기독교계 여론조사기관 바나그룹에 의하면 자신감, 직업 만족도, 행복감을 느끼는 목사 비율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젊은 목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파악됐다. 바나그룹은 지난해 9월 개신교 목사 584명을 대상으로 목사의 정신 건강과 당시 느끼고 있는 고충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목사의 자신감, 직업 만족도, 행복감이 떨어지는 목사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목사라는 직업 소명에 대한 회의감마저 느끼는 목사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목사라는 직업에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은 지난해 52%로 2015년 조사 때의 72%보다 무려 20% 포인트나 하락했다.
목사의 직업 만족도는 팬데믹이 시작된 해인 2020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직업 만족도는 젊은 목사들 사이에서 매우 낮게 나타났다. 45세 미만 목사 중 목사 직업에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이 35%에 불과해 향후 교계에 미칠 영향이 부정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밖에도 지금 사역 중인 교회에서의 목회 활동에 매우 만족한다는 목사 역시 2015년 53%에서 지난해 38%로 급감했고 목회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현재 자신감을 느낀다는 목사의 비율은 2015년 66%에서 작년 35%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교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목사 소명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목사는 다른 직업군과 달리 소명 의식을 갖지 않고 서는 수행하기 힘든 직업이다. 목사로서 소명 의식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목사 직분을 이어가기 어렵다.
지난해 조사에서 소명 의식에 심각한 회의감을 느꼈다는 목사는 55%로 2015년(24%)의 2배를 넘었다. 목사 직분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 비율 역시 젊은 층 목사에서 높았다. 45세 미만 목사 중 회의감을 고백한 비율은 66%로 45세 이상 목사(51%)보다 높았다.
지난해 초 목회 사역 중단을 고려한 적이 있는 목사가 거의 절반에 달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소개된 바 있다. 바나그룹이 개신교 목사 51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에서 목사 중 절반에 가까운 약 42%가 최근 1년 사이 목회 사역을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목회 사역 중단을 고려한 이유로는 목사라는 직업에서 느끼는 엄청난 스트레스(약 56%), 고독감과 고립감(약 43%), 현재의 정치적 분열 양상(약 38%) 등이 언급됐다. 이 밖에도 목사 직분이 내 가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29%), 교회 미래가 긍정적이지 않아서(29%), 교회에 대한 내 비전과 교회 방향과의 충돌(29%), 교회 규모의 지속적인 감소(24%), 교인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21%) 등의 이유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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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