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자동차를 리스하여 타다가 나이도 자꾸 들어가니 더 이상 페이먼트를 만들지 않기 위해 3년 전 일시불로 지불하고 새 차를 구입했다. 그리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드디어 내가 원하는 자동차 번호판을 고르는 일이었다.
리스한 자동차는 개인차량번호판(Personal License Plate)을 구입할 수가 없지만 구입한 차량은 융자를 하든 일시불로 내든 상관없이 소유주가 갖고 싶은 번호판의 숫자와 이름을 DMV 웹사이트에서 살수가 있기에, 평소에 그리도 갖고 싶던 이름들을 검색하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라이센스 플레이트는 7자리가 만들어져야하니 맨 처음 Mozart3를 입력 하였더니 이미 팔렸고, 그 다음에 Mozart5를 넣었더니 이것도 팔리고 없었다. 나의 두 딸이 어렸을 적 12년 동안 바이올린을 배웠을 때 바이올린 스튜디오의 모든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했던 곡이 바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5번, 그리고 브루흐(Bruch)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었다. 우리 가족은 이 곡들을 귀가 닳도록 들으면서 평생을 즐겨듣고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번호판은 살수가 없었으니 그 다음으로 검색한 것은 베토벤의 5번(운명) 교향곡을 7자리로 만들어 Betovn5로 입력하니 세상에나! 아무도 안 샀고 바로 내가 살 수 있다고 나왔다. 이 좋은 번호가 팔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를 않을 정도였다.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되어 베토벤이냐 모차르트냐로 쉽게 결정이 나지 않았고, 드디어는 딸들까지 합세하여 모차르트로 결론을 맺고 Mozart7을 구입하여 오늘까지 자랑스럽게 붙이고 다닌다.
그때 가지지 못한 Betovn5에 대한 미련은 금년 3월5일에 열린 오렌지카운티 최초의 한인 오케스트라 창단공연을 다녀오면서 많이 해갈이 된 느낌을 받게 되었다. 토랜스 집에서 약 20분 운전거리에 있는 칼스테이트 롱비치(Cal State Long Beach) 대학 내 카펜터스 퍼포밍 아츠 센터(Carpenters Performing Arts Center)에서 열린 연주회는 1,000석이 거의 다 차도록 많은 관객들이 자리했고, 전문 한인 음악가들로 구성된 OC 한인 오케스트라의 훌륭한 연주 기량은 베토벤의 5번 교향곡에 흠뻑 빠져들기에 충분하였다.
코로나를 거치는 중에서도 창단을 위하여 준비해왔다는 닥터 클라라 이(Dr. Clara Lee)를 포함한 이사들의 노력은 이제 막 결실을 맺기 시작하였으니 지금부터는 많은 후원자들이 나서서 도와야할 차례일 듯싶다.
오늘 저녁 신문에 보니 LA 메트로 전철역에서 클래식음악을 시험적으로 틀은 결과 한 달 동안 범죄가 20% 감소하였다고 발표되었고, 갱들로 인한 피해가 많던 우범지역 샤핑몰에서도 클래식음악을 틀기 시작했더니 갱들이 점차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36년째 운영하는 나의 업소에도 항상 클래식음악을 틀어놓아서인지 한 번도 위험한 일을 당한 적이 없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정서안정에 많은 도움이 되고, 공격적인 충동을 완화시킨다는, 도무지 해가 되는 요소를 찾아볼 수 없는 클래식 음악을 즐겨듣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로 BETOVN5는 아직도 53달러에 DMV에서 살 수 있다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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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미 KAMA 실버모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