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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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칼럼 - ‘링컨은 어떻게 우울증을 치유 했는가’

2023-03-27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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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과 40대 초반에 링컨은 자주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는 필요할 때마다 사람들과 교제하는 확실한 방법을 알고 있었다. 링컨은 법률 사무소에서 자주 우울한 증세를 보였다고 기록한 헌든은 그 우울증이 끝나는 순간 링컨이 자신을 추스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회상했다. <링컨은 ‘이런 이야기가 생각나는데’ 하고는 방 안을 오르내리며 웃기는 이야기를 했고, 그러면 그의 주름진 얼굴에서 검은 구름이 사라졌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링컨의 얼굴은 몹시 차가운 인상이었다. 그러나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의 눈은 반짝거리고 얼굴은 온갖 표정으로 이야기 속 인물의 분위기를 전달하려고 애썼다.

링컨은 유머를 사용해 자신의 우울증에 대응했고, 자신의 우울증을 바탕으로 하여 유머에 뿌리내린 세계관을 정립했다.”
(조수아 생크의 ‘Lincoln’s Melancholy’ 중에서)


링컨이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의 일이다. 링컨은 경쟁자 스티븐 더글러스(Stephen Douglas)와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더글러스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여러분, 링컨 씨가 스프링필드에서 식료품을 가게를 할 때 주법을 어기고 술을 판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상원의원이 될 수 있습니까.”

링컨이 말했다. “여러분, 더글러스 씨가 한 말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때 저의 식료품 상점의 최고의 고객은 바로 더글러스 씨였습니다.” 청중들은 이 말을 듣고 배꼽을 잡고 폭소를 터트렸다.

웃음이 진정될 무렵에 링컨은 한 마디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지금 그 상점을 하고 있지 않지만 더글러스 씨는 지금도 그 상점의 최고의 고객이랍니다.” 청중들은 웃느라고 허리를 펴지 못했다. 그날 토론회는 링컨의 쾌승으로 끝났다.“

다윗과 사울을 보라. 그들은 같은 시대, 같은 환경 가운데 살았지만 다윗은 유머
와 은유가 충만한 삶을 살았고, 사울은 절벽에서 급하게 떨어지는 폭포같이 다급하고 직선적인 삶을 살았다. 다윗은 사울을 볼 때 마다 여유와 자비가 넘쳤고, 사울은 다윗을 볼 때마다 거칠고 급하고 네가티브가 넘쳤다.

유대 민족은 유머가 풍부하다. 노예로 전락한 바벨론 유배 기간 중에도, 나치 정권의 기세가 등등하던 때에도, 유대 민족은 유머를 잃지 않았다. 한국 사람은 유머가 부족한 편이다. 그 중 정치인들은 유머가 가뭄의 대지처럼 메말랐다.

남의 신상을 털어서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네가티브 정치술에 익숙하다보니 한국 정치인들은 유머와 담을 쌓았다. 당신은 리더인가. 다윗과 링컨처럼 유머의 대가가 되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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