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죽기 때문에 나의 본래를 찾으려 합니다. 나이가 먹어 갈수록 이 질문은 심각해집니다. 이 세상을 떠나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종교인에게 많이 묻는 질문이며 불교에서 수련 할 때 제일 많이 쓰는 화두입니다. 질문은 많이 하는 내용이지만 답은 모두가 틀립니다. ‘답이 쉽게 나올 수 없고 정답이 나올 수도 없습니다. 현답뿐이고 내 식의 답뿐입니다.' 나는 누구냐?' 나대로의 답을 찾을 뿐입니다. 우리는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얼굴도 있는 대로 놔두고 살려 하지 않습니다. 늙어 갈수록…. 자연히 생기는 것들을 감추며, 고치며, 내가 나를 뜯어 고칩니다.
근본은 고칠 수 없지만 기본은 바꿀 수 있습니다. 여자는 모두가 예쁘게 화장을 하고 고칩니다. 늙은 사람은 젊게 고칩니다. 결국은 내가 나를 숨겨 가며 삽니다. 겉은 그런대로 가능하며 모두가 당연히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합니다.
속까지 가짜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내가 나를 속이는 것입니다. 남이 어떻게 볼까, 에서 시작이 되지만 내가 나를 미화시키고 내가 나에게 취하여 잘 한 줄 알고 행동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는 있는 대로 못 합니다.
남과 같이 살면서 소신껏, 올바르게, 정의롭게, 진실로 살아가는 사람이 드뭅니다. 내가 그보다 나아야 하고 똑똑한 척 해야 하고 거기에 종교인이라고 하면서 더 많은 종교인이라는 모습으로 감춰서 나를 나타냅니다. 교회에 가서 기도하며 깨끗이 살려 하지만 위선으로 바뀌어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 기대어 나를 보며 그 분들 가르침의 공통점, 사랑과 배려를 말과 행동으로 해가면서 자신을 계속 닦아갈 때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기독교인에게 나를 찾아 가는 최고의 기도 기간입니다. 내년에도 오고 후년에도 옵니다. 계속 같은 예식을 반복하고 연습해도 안 되는 예식 기간입니다. 회개와 참회를 하여 그 분의 의도를 깨닫고 씻어 가는 것입니다.
사순절 기간입니다.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시고 삼일 만에 깨어나신 기적을 참배 하며 닮기 위해 회개와 참회를 하며 따르는 기간입니다. 나를 획책하며 반성을 해도 나타나고 올라오는 내 마음을 씻고 씻어서 그 분과 가까워 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구원과 은총의 시기라고 합니다.
닦아서 고착되고 오만한 사고에서 벗어나 진실된 나를 찾아 그 분과 하나가 되기 위한 은총을 말합니다. 그 분은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지만 나는 또 죄를 저지르고 회개하며 나의 것을 지고 따르며 나의 십자가에 매여서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갑니다. 같은 종교인이 아니라도 같이 내용을 알고 참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나를 찾아가는 긴 여정의 좋은 시간입니다. 나는 내일도 똑같은 일을 저지르는 속물이지만 그럼에도 돌아볼 수 있는 것이 나입니다.
참회와 속죄는 한도 끝도 없이 행하는 것은 매일 매순간을 죄악에 물들어서 눈감고 없애고 눈 뜨고 저지릅니다. ‘나를 버린다.' 버리고 버려서 나를 없앤다. 결국에 나는 없이 만듭니다.
법정 스님은 자국도 안 남기려고 지은 책을 죽은 뒤에 만들지도 못하게 유언을 하고 가셨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하고 가셨습니다.'나는 누구일까?' 외롭고 낯선 곳에서 쓸쓸히 견디어 가는 만들어진 피조물뿐일까요. 안 해도 되는 생각에 쌓여서 나를 만들어 가는 속물일까요. 기도도 하고 남을 위해 배려도 하며 깊은 사려의 마음을 갖지만 만족하는 답은 없습니다. 허공의 맑은 하늘뿐입니다.
그것을 아는 것만이라도 다행일까요. 시인 에드워드가 “우리는 원본으로 태어났는데 왜 복사본으로 죽어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같이 한탄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살다가 보면 변질 되어가는 흙탕물이 되지만 잠잠히 놔두면 흙은 가라앉고 맑은 것이 위에 있다가 흔들면 다시 흙탕물이 됩니다. 놔두면 흔들리기를 반복이 되도 가라앉은 흙이 없어지지 않는 게 나인지. 그래도 우리는 닦고 닦아서 바뀌어야 하는 게 종교가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나를 만드는 노력을 하는 겁니다. 야단치기도 하며 나를 어르며 잘 다루어가며 버릴 것을 버리며 참을 향해 전진해가는 게 나입니다. 좋은 것을 따르며 흠숭하고 닮아서 나를 찾고 하늘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그곳에 같이 흡수 되기를 바라는 게 나입니다. 하늘을 닮고, 고치며 살아가는 게 나입니다. 하늘은 우리를 누구에게나 똑같은 사랑과 기운을 주시고, 선의 편에 서서 악과 싸우는 게 나입니다. 그를 닮아 가고 싶어 하는 것은 하늘에서 나왔고 그가 나를 계속 사랑 속에 넣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가짜를 버리고 원래의 진짜를 찾아 아무 것도 없이 따라 가야 하는 것이 내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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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혁 / 패사디나,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