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통합교육구 파업 현명한 협상 나와야

2023-03-24 (금)
작게 크게
LA 통합교육구(LAUSD) 소속 직원노조가 임금 인상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해 결국 사흘간 학교가 문을 닫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번 파업은 LA 교육구의 교사노조(UCLA)는 직접 가담하지 않았지만 교사들도 직원노조의 파업에 동조해 출근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하자 교육구 당국이 대규모 수업차질을 우려해 지난 21~23일 전면 휴교를 결정한 것이다.

직원노조 파업으로 인한 LA 학교들의 휴교 사태는 일단 학생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학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기간이 길어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이 문제가 돼왔는데, 파업 기간 중 학생들의 수업 손실은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피해는 학생들만 보는 게 아니다. 집에 혼자 있을 수 없는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학부모들에게 학기 중에 아이들이 느닷없이 사흘씩이나 학교를 가지 않는 상황은 악몽이나 다름없다. 부랴부랴 차일드케어를 찾아야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결근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을 주도한 서비스직원국제노조(SEIU) 99지부는 LA 지역 각급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보조와 식당 직원, 스쿨버스 운전기사, 청소부 등을 포함한 일반 서비스 직원 3만여 명을 대표하고 있다. 이들의 파업 이유에도 귀 기울여야할 명분은 있다. LA의 각급 학교에서 교사를 제외한 서비스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평균적으로 연간 2만5,00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는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30%의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구 측은 한정된 교육 예산 하에서 이처럼 급격한 인상은 결국 교육구 전체 시스템 마비를 불러올 수밖에 없어 15% 인상에서 출발하는 합의점을 찾자는 입장이다. 양측간 주장의 간극은 크지만, 직원노조가 사소한 이유로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양측의 대립이 길어질수록 학생들의 피해만 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LA 교육구의 노사가 하루빨리 협상 모드로 복귀해 현명하게 절충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