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We first make our habits, and then our habits make us). 17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문학비평가인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이 남긴 명언이다. 이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자주 인용되는 말이지만, 습관의 복잡하고도 다양한 속성을 디테일하게 담지는 못하고 있다. 습관은 호떡을 구워내듯이 손쉽게 뒤집어가며 찍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와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은 생생한 삶 속의 언어여서 그런지 질박한 느낌을 주지만, 폐부를 찌르는 촌철살인의 예리함이 있다. 나아가 중국과 유럽에서 오랜기간 논쟁을 이어 온 성선설과 성악설을 무색케 하는 통찰이 엿보인다.
인간의 본성은 태어나면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애당초 타고난 천성이라기보다는 세 살 이전에 주변환경의 영향에 의해 형성된 자아(自我)가 본인의 성향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무의식중에 자신도 모르게 발현된다. 본성은 살아가면서 축적된 습관이나 외부의 자극에 의해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속성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결코 멈추지 않고 부단히 변한다. 이 세상에 영원히 머물러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성격 또한 나뭇잎이 물들어 가듯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습관이 큰 역할을 하게 되는데, 우리가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은 좋은 습관을 들이거나 나쁜 습관을 버리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과 많은 시간이 필요한 반면, 좋지 않은 습관은 훨씬 쉽고도 빠르게 몸에 배고 의식에 스며든다는 것이다.
습관을 바꿈으로써 인생의 변화를 꿈꾸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우선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 명상과 기도를 통해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좋고,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아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충실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지난 과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알고 보면 허상에 가깝다. 현재에 깨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무엇이든 집착하고 사로잡혀 꼼짝하지 않고 갇혀 지낸다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툭 떨치고 몸이 먼저 일어나 움직일 때 마음도 따라 반응하고 자신은 물론 세상도 더불어 변한다. 두려워서 피하는 것도 습관이 된다.
두려우면 두려운대로 부딪치면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은 실천을 위해 결심을 하는 것처럼 생각을 무겁게 가져서 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새의 깃털이 날개짓 하듯 마음을 가볍게 가질 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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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김/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