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글쓰기…대학입시, 비전 발견에도 중요

2023-03-06 (월) 박흥률 기자
크게 작게

▶ 글쓰기 중요성과 잘 하는 요령

▶ 주요 사립대·UC 등 에세이 비중 계속 커져…풍부한 독서 바탕으로 일기 등 꾸준한 연습을

글쓰기…대학입시, 비전 발견에도 중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당연히 독서량이 많아야 하고 평소에 글쓰는 습관을 길러야 하지만 신문 읽기를 글쓰기에 활용한다면 의외의 효가를 발휘할 수 있다. [본보자료사진]

글쓰기는 사실 대입만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대학을 졸업한 후의 커리어 계발에도 매우 중요하다. 글쓰기에 서툴러도 예전에는 이공계통의 대학에 입학하는 것에 큰 지장은 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전공을 불문하고 에세이에 약하다면 대입에 큰 지장을 받기 때문에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영어, 수학을 잘 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글쓰기는 대학입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커리어에도 그 역량이 반영되기 때문에 글쓰기에 약하다면 취업에도 큰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글쓰기를 하루 아침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의 연마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글쓰기를 계속해서 꾸준히 하다보면‘나’라는 사람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비전까지 발견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학입시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쓰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알아봤다.

■에세이는 명문대 입학까지 결정

대학입학 사정에서 에세이는 지원자의 성격과 능력, 목표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정관들은 지원자들이 입학원서와 함께 제출한 에세이를 통해 이 학생이 대학에 진학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나아가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학교가 지향하는 목표에 부응할 수 있는 학생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명문대일수록 모든 지원자들의 GPA, 택한 과목들의 수준(AP, Honors), 시험점수가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에세이를 통하여 지원자의 특성이나 차별화가 이루어지게 되어 에세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학교 성적과 시험점수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1차 관문이라면 에세이는 바로 2차 관문이다. 사립대학은 물론 그동안 학과 및 표준학력고사 점수를 주요 사정기준으로 했던 주립대학도 이젠 에세이의 비중을 높게 두고 있으며 특히 탑 UC인 버클리는 SAT 점수보다 에세이의 비중을 더 높게 두고 UCLA, UC 어바인 등도 SAT 점수와 마찬가지로 에세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사립 명문대학의 경우는 당연히 에세이가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차별화 전략에 중요

학교 성적과 시험점수가 지원자가 대학에서 얼마나 공부를 잘 할지 알아보는 기준이라면 에세이는 그 학생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척도로 사용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특별함’을 강조해야 한다.

고등학교 때 했던 일들을 나열하는 식의 에세이와 지원하는 학교의 좋은 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식의 글을 쓰면 곤란하다. 포커스를 ‘나’에게 맞추되 어떤 인물이나 경험, 역경 등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쓰면 좋은 에세이가 된다.

입학원서 제출 마감이 코앞에 닥쳤을 때 에세이를 시작하는 것은 패배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생각날 때마다 메모하는 등 미리미리 준비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입학사정관들은 혼자서 수천개의 입학지원서와 에세이를 읽게된다. 과연 그들의 눈에 뜨일만 한 에세이를 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입학 사정관들이 합격점을 주는 에세이는 정교한 문장력과 흠잡을 데 없는 문법, 지적 호기심 표출과 함께 메시지를 논리정연하게 전달하는 솜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려움 겪는 한인 학생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학생이라 할지라도 영어는 네이티브 스피커에 비해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집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것과 한인 학부모의 한국어를 들으면서 크는 것은 벌써 어릴 때부터 어휘력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중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되는 이점도 있다.

어쨌든 미국 학생보다는 노력을 많이 하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어릴 때부터 독서를 많이 하고 어휘를 더 많이 배우는 것이 상책이다.

평소에 독서량이 많고 충분히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한 후에 쓴 글과 11학년 때 좋은 대입 에세이를 써야한다는 중압감에 빠져서 쓴 글은 깊이와 내용면에 있어서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다.

하나의 좋은 에세이를 만들기 위해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오랜 기간에 걸친 부단한 독서는 물론 글쓰기 연습을 통해서 실력을 쌓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사회생활에서도 글쓰기 중요

글쓰기를 잘 할 경우 성적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어려운 토픽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설명하는 힘이 강해진다. 좋은 글을 쓰는 것은 고등학생들 뿐만 아니라 대학생을 포함해 직장인들에게도 중요하다. 글은 결론을 잘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을 요약과 혼동하지 않도록 하며 결론은 글쓰기의 중요한 핵심이자 메시지로 남아야 한다. 사실 글쓰기의 특별한 비결은 없다. 많이 써보는 것이 가장 좋다.

■글쓰기 통해 자신의 비전 발견

인생은 말하는 대로 된다. 이는 글쓰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신의 인생 목표와 커리어에 대한 비전을 정한 후에 이를 글로 옮기고 평소부터 글쓰기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이를 실현할 수 있는지 계속 습작을 하다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면서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실행력이 생기게 마련이다.

보통 일기를 쓰는 학생들의 실행력이 높고 우수학생인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자신이 써놓은 문장 하나하나가 삶의 실천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초·중·고생부터 글쓰기를 습관화한다면 대입은 물론 인생이라는 숙제를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는 지혜가 생기게 된다.

<박흥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