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님!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해 집값이 폭등할 때 무주택자 103만 6000명이 주택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이러다 평생 집을 못살 것 같아서”요. 그런데 물가 때려 잡는다고 아무런 대책 없이 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높은 이자를 감당 못해 다시 집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랍니다. 대통령님이 하신 말씀대로 미친듯이 이리저리 뛰며 주 120시간 노동을 해보았답니다. 어떻게든 버티어 보려고요. 하지만 부동산 폭락으로 집은 고사하고 전세보증금도 되돌려 주기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 하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난방비 폭탄까지 맞아 서민들은 힘들어 아우성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지난 14일 청주 재래시장을 방문하여 옥수수·떡·쌀 꽈배기 등을 구매하는 퍼포먼스를 보여 주셨더군요. 서민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구체적인 ‘민생구조지원’ 정책을 야당과 협의하여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당면한 급선무일텐데 한가하게 전통시장 가서 사진 찍고 이미지 홍보 할 그럴 때가 아닌 듯 싶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해 무역 적자가 472억달러,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월 1, 2월만 해도 적자 폭이 162억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답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13.4%) 감소와 최대 수출 상품인 반도체 감소(40%)가 적자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기업 살린다고 노조 때려 잡더니, 외교무대에서 중국 자극하여 기업들 수출 길 막고 계십니다. 어째 그리 한입에 말아 드십니까. 참으로 실망스럽습니다.
대통령님이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사회는 점점 더 소득 격차가 벌어지며 분열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어느 날 대통령님이 나타나 지난 9개월간 세상과는 동떨어진 사건들과 기괴한 이야기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검찰과 법원은 대한민국을 ‘감옥소’로 만들 작정인가 봅니다. 수틀리게 나오는 여·야 정치인들을 향해 무차별 압수수색과 영장을 남발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해괴망측한 해명을 대책이라 내놓은 대통령실은 비판 언론사와 의혹을 제기하는 시민을 향해 허구한 날 고발을 일삼고 있습니다. ‘고발소’ 심부름센터 영업개시 행정명령이라도 내리셨습니까. 무능과 무책임 참으로 보기 역겹습니다.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정부입니까.
윤석열 대통령님! 산적한 민생 현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정작 해야할 일은 나 몰라 하시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굳이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당권까지 손수 챙기신 걸 보면 뭔가 불길한 기운이 엄습함을 느끼셨나 봅니다. 살생부가 돌아 마치 조선시대 계유정난을 보는 듯 합니다.
집안 청소가 보기 민망하고 등골이 오싹 합니다. 당권 챙겨서 무얼 하려고요. 그렇지 않아도 책임당원들이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한데 후배 검사들에게 말뚝박기 공사 하청 주시려고요.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후배들 믿지 마세요. 되치기 당하기 십상입니다. 전두환 보세요. 목숨 걸고 함께 반란 일으켰던 친구에게 퇴임 후 지켜 달라고 통 크게 자리 물려 주었지만 서슬 퍼런 그도 백담사 유배에 감옥까지 가는 험한 꼴 당하지 않았습니까. 의리 하면 조폭인데 설마 검사가 조폭이라 생각하시는 거는 아니겠죠.
지금부터는 듣기 싫어도 쓴 소리 좀 하겠습니다. 들으셨나요. 산속에 있어야 할 천공이 용산에 출몰하여 여기저기 설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신라 시대 무속 정치를 하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처용(處容)을 불러 살풀이 굿판이라도 해 드릴까요. 가당치 않는 일입니다. 술 좋아 하시죠. 범죄자를 평생 상대하다 보면 스트레스 풀기위해 그럴 수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검사 할 때와는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까. 길거리에서 나사 풀린 모습이 보기 좀 민망스럽습니다. 몰려 다니며 술집에 드나드는 것도 아니다 싶고요.
국정감사와 대정부 질문에서 사사건건 핏대 올리며 나대는 한동훈 법무장관, 지금도 변함없이 충신으로 굳게 믿고 계시죠. 어련하시겠습니까.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제 눈에는 물고 뜯는 것 밖에 모르는 미친개처럼 보이는데, 정상적인 사고와 판별력을 상실한 인간 오작품 같습니다. 언행을 보아하니 국무위원으로서 품격과 자질도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요. 미욱스러운 놈보다 교활한 놈을 옆에 두면 화 당하기 십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재임 9개월동안 국정(國情)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는 것 있습니까? 예? 있다고요. 닭 잡아먹고 오리 발 내밀기, 사과(謝過) 짓뭉개기, 언론 자갈 물리기, 법 가지고 장난치기. 아! 그렇군요. 근데 그거 기억나세요. 공부안하고 술 먹고 놀다 아버지한테 빠따 맞은 거 말입니다. 지금은 국정 가지고 장난치면 국민한테 빠따 맞습니다. 무슨 개 소리 하냐고요. 예, 개 소리 맞습니다. 마을에 도둑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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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 정치 철학자,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