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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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며 - 우크라이나 난민, 중남미 난민

2023-02-17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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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땅을 무력침공 한 2022년 2월24일, 오는 24일이면 1년이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현재도 동부 돈바스 지역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언제 전쟁이 끝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국제사회는 양국의 협상 주장을 공론화 해 정전 협정을 할 수도 있다, 70년 전 한반도에서 일어난 6.25 전쟁이 ‘휴전’이 된 것처럼 말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이해관계, 전개양상이 복잡하다.
‘우크라이나는 땅이 넓고 비옥해 유라시아의 대표적인 곡창 지대로 꼽힌다. 하지만 동시에 강대국들의 화약고라는 숙명을 안고 있다. 유럽 열강이 동방으로 진출하는 교두보였고 러시아엔 흑해와 지중해로 나가는 유일한 출구였다.’

이런 우크라이나였기에 대북방 전쟁, 나폴레옹 전쟁, 크림전쟁,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의 전장이 되었다. 과거 러시아제국부터 소련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를 중시했고 오늘날 러시아 연방의 푸틴이 옛 소련 영토 중에서도 유독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것이다.


두 나라의 전쟁으로 지금까지 러시아 군인과 우크라이나 군인 20만 명이상이 죽었다. 사람만 상하는 것이 아니라 땅도 황폐화 되고 있다. 폭격과 방화로 오염된 공기와 물, 토양은 지구의 미래도 위협하고 있다. 군사시설 윤활유 사용에 배기가스, 불에 탄 차량, 석유저장소 및 산업시설 파괴, 수없이 파묻힌 지뢰 등등 생태계가 엉망이 되고 있다.

전기, 수도, 통신이 끓긴 채 유령마을에 남겨진 노인들은 우물이나 지하실에 숨어서 생명을 부지 하고 있다. 난로를 사들이고 지방 당국에 장작 배급을 요구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개전 후 지난 2023년 1월 말까지 1,600여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국경을 넘었다. 독일로 온 우크라이나 난민은 100만명이라 한다.
첫 우크라이나 난민 열차가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하자 ‘방을 제공하겠다’는 플랭카드를 든 독일인 1,000여명이 마중을 했다.

독일정부는 기초생활을 지원하고 있고 지방자치 단체들은 숙소 및 일자리 중개와 독일어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난민 돕기는 인도적 차원, 노동력 부족, 인구 감소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있다.

1970년대 중후반 경기 침체로 일자리가 줄어들자 서독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려 했다. 이에 서독 시민들은 외국인 노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귀환 반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2018년부터 독일은 온라인상에서 혐오 증오 발언을 규제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미국에서도 중남미 불법 이민자 문제가 현재진행 중이다. 지난여름, 수개월동안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민자 9,000명을 시와 협력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뉴욕과 워싱턴에 보냈다. 맨하탄 포토오소리티 버스 터미널에 이들이 도착하자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맞아주었고 이들은 호텔과 대피소로 향했다. 현재 텍사스에서 온 이들은 퀸즈 소재 셸터에 가장 많이 수용되어있다.

남부 공화당 주지사들은 자기네 지역에 난민들을 민주당 소속 기관장이 있는 지역으로 보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미적지근한 대응에 항의 차원에서라고 한다. 작년 크리스마스이브 강추위 속에 텍사스 주지사가 난민을 버스 3대에 태워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 앞에 내려준 일도 있었다. 참으로 비인간적이다. 난민들을 장기판의 말로 취급 한 것이다.

이에 뉴욕 한인사회와 이민자보호교회는 지난 해 12월부터 한달간 뉴욕으로 강제이송 된 텍사스 난민돕기 물품과 성금 모금을 했다. 100박스 분량의 겨울옷 및 어린이 신발, 후원금을 난민보호기관에 전달하고 최근 ‘빅 허그(Big Hug)’ 캠페인을 종료한 바 있다.
뉴욕의 난민수용능력이 한계치를 넘었다고 한다.

연방정부 차원의 체계적 대책과 비용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독일이 이민자들을 품고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온 것처럼 뉴욕도 그러기 바란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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