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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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비 폭등, 서민들 허리가 휘어진다

2023-02-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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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집마다 펄쩍 뛰는 사건이 있다. 가스 요금 청구서에 대한 반응이다. 올라도 웬만큼 오른게 아니라 1년전보다 2~3 배가 올랐으니 ‘악’소리 나는 것이 당연하다.

남가주 가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달 2,180만 가정의 평균 가스 빌은 300달러였다. 집이 크거나 풀이나 자쿠지가 있는 경우 고지서는 2,000달러 대를 상회한다. 뭔가 잘못 된게 아니냐는 항의와 가스 누수의 점검 요청이 가스회사에 잇달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하루 종일 가스 스토브를 사용하는 식당들은 수천달러에 달하는 청구서 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사실 가스비 인상은 예견됐었다.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으로 처한 현실이다.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도매가격이 300% 넘게 올랐다. 가스의 90%를 수입해서 쓰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로서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개빈 뉴섬 주지사와 가주 법무부는 가스 요금 폭등에 조작이나 담합은 없었는지 연방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남가주 가스컴퍼니와 퍼시픽 가스 & 전기사는 가격인상으로 인한 부당이익은 전혀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가스 도매가는 지난 12월을 기점으로 크게 떨어졌는데 소비자들이 그 효과를 느끼는 것은 3월부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올 겨울 추운 날씨가 유난히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후유증, 잡히지 않는 물가와 인플레이션, 계속 오르는 렌트비에 최근에는 금값이 된 계란 값까지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추워지고 있다. 당장 가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방법들로 소비자 단체들은 실내 온도를 3~5도 낮추고, 워터히터 온도를 조금 내리고, 가능하면 세탁은 모두 찬물로 돌리라는 등의 조언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런 단편적인 절약방안보다는 에너지 당국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참에 가스 스토브를 전기 인덕션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지난달 연방 소비자 당국은 실내 공기오염 등을 이유로 가정에서 가스 스토브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사와 난방에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중단한다면 유틸리티 비용이 안정될 뿐더러 건강에도 좋고 환경문제에도 일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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