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감독 밀로쉬 포만이 연출한 모차르트와 그의 라이벌로 오스트리아 궁정작곡가였던 이탈리아 태생의 안토니오 살리에리 간의 경쟁의식을 허구화한 명작. 원작은 피터 쉐이퍼의 동명 연극으로 쉐이퍼가 각본을 썼다. 아카데미 작품, 감독, 각색, 남우주연(살리에리 역의 F. 머리 에이브래햄), 분장, 미술, 음향 및 의상상 등 총 8개 부문 수상작이다. 모차르트 역의 탐 헐스도 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오페라 ‘마적’ ‘돈 지오반니’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그리고 여러 편의 교향곡과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해 ‘진혼곡’ 등 모차르트의 주옥같은 음악들이 전편을 통해 계속해 나온다. 네빌 매리너 경이 지휘하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영화의 주제는 모차르트가 대표하는 비범함과 살리에리가 대표하는 평범함의 치열한 대결이다. 그러니까 이류의 일류에 대한 경쟁의식이다. 영화는 늙은 살리에리가 과거를 회상하며 자기가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고백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18세기 후반 비엔나. 요젭 2세 황제(제프리 존스)의 궁정 작곡가 살리에리가 뒤 늦게 도착한 모차르트의 천재적 음악성에 경탄하면서도 시기에 눈이 멀어 모차르트를 독살하고 모차르트가 작곡한 ‘진혼곡’을 자기 것으로 발표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영화에서 모차르트는 아주 조야하고 상스럽고 철이 덜 든 망나니로 묘사되는데 이런 모차르트를 처음 본 살리에리는 어떻게 신이 자기처럼 신심이 깊은 자를 외면하고 저런 상스러운 자에게 천재적 재능을 주었는가 하고 실망과 분노에 떤다. 이어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과 ‘돈 지오반니’ 등의 작곡 과정이 묘사되고 이와 함께 모차르트와 그의 아내 콘스탄제(엘리자베스 베리지)와의 관계가 이어진다.

모차르트가 ‘마적’ 작곡 중 쓰러져 병상에 눕자 살리에리는 모차르트가 ‘진혼곡’을 작곡하는 것을 도와준다. 모차르트가 음을 말하면 살리에리가 이를 악보에 옮겨 적는 식이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서서히 독살한 뒤 이 곡을 자기 것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가난에 쪼들리다 죽은 모차르트는 묘비도 없이 공동묘지에 묻힌다. 마지막에 윌체어를 탄 살리에리를 에워싸고 모차르트의 하이에나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