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일 것 같은
차디찬 비바람은
온종일 쉬지 않고
저리도 노엽게 울부짖고
세상을 휩쓸어 버릴 듯
거칠게 몰아 부치며
크나큰 분노를 표출하는가

밤새워 내리치던 번개
천둥소리 무섭게
내리던 세찬 비바람
바람 따라 같이 가버렸나
고요한 아침을 허락한다
새들은 부지런히
아침부터 모이 찾아 날고
다람쥐는 여기저기
연신 땅을 파헤친다
사람들은 움츠렸던 몸을 펴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며
출근길을 재촉한다
세상은 다시금 변함없고
시간은 여전히 거미줄에 걸려있다

<권애림 / 포토맥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