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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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 빛이 있으라

2023-02-03 (금) 황동수/화학공학·신학박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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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크리스마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뒤돌아보면서 보이는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은 너무 아름답고 신비스러웠다.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황홀스럽고 감격하게 했다. 이들은 인류 최초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을 본 것이다.

“빛이 있으라”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 말씀을 안 읽을 수가 없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빛을 낮이라 칭하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라 (창 1: 1-5)”

인류 최초로 달의 궤도를 순회하는 우주선의 세 승무원들은 성경의 첫 페이지의 첫 절인 창세기 1장 1절부터 읽기 시작했다. 우주 비행선의 사령관인 스티브 보만(Steve Borman)은 계속해서 창세기 1장 10절까지 읽었다.


인류 최초로 달의 주위를 순회하고 지구로 돌아오는 아폴로 8 우주 비행사들의 성경 낭독은 당시 지구 인구의 1/4인 15억의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 세계에 방송되었다. 지금까지 TV 프로그램을 시청한 인류의 최대 시청률이다.

달 착륙선의 우주 비행사인 빌 앤더슨(Bill Anderson)은 재빠르게 달의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을 촬영했다. 보만은 지구로 돌아온 후 이 일로 인하여 고소를 당했다. 종교와 국가를 분리하는 미국에서 공무 시간에 종교를 선전했다는 것이 위법이라는 것이었다. 텍사스에서 연방 정부 지방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올라간 이 소송은 기각되었다

성경의 창세기를 쓴 모세가 빛에 대하여 안 전부는 태양의 빛은 낮과 밤을 만들며 태양은 계절을 만든다는 것 정도였을 것이다. 빛이 7가지의 스펙트럼으로 분리되며 파장인 동시에 입자라는 것을 모세가 알았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지금은 빛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우주의 크기를 측정하며 별에의 거리와 크기, 성분, 생긴 연대 등을 계산한다.

개인적이지만 필자는 “빛이 있으라” 한 표현을 너무나 좋아한다. 현대 과학의 신학적 표현이다. 실제로 더 정확히 말하면 최신 현대 물리학이다. 일반적으로 물리학은 과학의 한 분야로서 세상과 우주가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운행되는가에 대한 학문이다. 최신 물리학은 양자역학의 논리를 거쳐 상대성 이론이 개발된 후 재래식 물리학의 범주를 뒤집어 우주의 이해에 대한 새로운 국면으로 발달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항상 어떤 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하여 궁금해 하고 있었다. 우주의 생성과 기원에 관한 질문은 더욱 그러하며 인류가 의문을 가지는 것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것의 하나인 것 같다. 물론 현대에 사는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이십세기는 역사상 처음으로 인류가 과학의 기구와 도구를 가지고 이러한 질문에 과학적으로 대답하려는 시대가 되었다.

<황동수/화학공학·신학박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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